자궁경부암·두경부암 환자 증가, HPV 9가 백신 국가지원 시급
자궁경부암·두경부암 환자 증가, HPV 9가 백신 국가지원 시급
  • 안지연
  • 승인 2024.10.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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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의원 “OECD 28개국이 HPV 9가 백신 지원…한국도 도입해야”

최근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 환자가 급증하면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9가 백신에 대한 국가적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진료 인원은 2018년 61,834명에서 2023년 69,402명으로 12.3% 증가했으며, 두경부암 진료 인원은 같은 기간 동안 23,974명에서 29,569명으로 2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PV는 자궁경부암, 두경부암뿐만 아니라 성기사마귀,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등 다양한 암을 유발할 수 있지만, 백신 접종을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HPV 백신으로는 서바릭스(2가), 가다실4가, 가다실9가가 있다. 그러나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에서는 서바릭스와 가다실4가 백신만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HPV 백신 접종 대상은 12세에서 17세의 여성 청소년과 18세에서 26세의 저소득층 여성으로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여성에게 흔히 발견되는 HPV 유전자형 중 52형과 58형은 현행 국가 예방접종 백신인 서바릭스와 가다실4가 백신으로는 예방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HPV 52형과 58형은 한국 여성에서 흔하게 발견되며 각각 15.6%, 11.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HPV 9가 백신은 52형과 58형을 포함한 다양한 HPV 유형을 예방할 수 있어 보다 넓은 예방 효과를 제공한다. 그러나 9가 백신은 국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3회 접종 시 약 48만 원에서 75만 원의 경제적 부담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이유로 접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호주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HPV 백신을 도입한 후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급감했으며, 2035년까지 자궁경부암을 완전히 퇴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3개국 중 28개국은 남녀 모두에게 가다실9가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의 백신 종류를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가다실9가 백신을 포함하면 HPV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암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