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부르고 싶지만 가창력이 부족한 이들은 지인과 노래방을 함께하기가 꺼려지는 순간이 있다.
혹은 누구에게나 혼자 조용히 노래를 부르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지만, 2만원에 육박하는 노래방 비용을 내고 혼자 노래방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어딜가나 오락실이 보이던 시절에는 '코인 노래방'이 이러한 나홀로족의 갈증을 해소시켜주기도 했지만, 현재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코인 노래방들은 마이크 등 시설 장비가 온전치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최신 시설 장비를 갖춘 수준급의 1인 전용 노래방들이 다수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나홀로족의 증가는 물론 코인 노래방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1인 전용 노래방은 이제 '코인' 없이도 즐길 수 있는 한층 발전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주위 시선 없는 '1인 전용 노래방'
나만의 노래 마음껏 부른다
기자가 직접 방문한 서울 홍대 '1인 전용 수노래방'은 'KT&G 상상마당' 옆에 자리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노래방과 다름이 없었지만 입구 앞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2시까지 2000원이라는 가격표와 함께, 오후 12시부터 8시까지 혼자 오는 고객에 한해 4900원, 오후 8시부터 오전 3시까지 7900원이라는 배너가 세워져 있었다.
동전을 넣어서 이용하던 기존의 '코인 노래방'과는 달리 혼자 노래를 부르고 싶은 이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노래방처럼 정해진 시간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코인 노래방은 지급한 금액만큼 곡의 개수가 정해지는 반면 노래방은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간주점프, 소절 건너뛰기 등을 활용해 보다 많은 곡을 부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잘 모르는 최신곡에 도전했다가 돈이 아까워 억지로 끝까지 부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수노래방의 직원 A씨에 따르면 현재는 매장이 24시간으로 운영되지 않아 오픈을 오전 9시에 하기 때문에 시간상의 변동이 있다.
현재 매장은 1층과 5층, 2개 층을 운영 중이며 각 층마다 10여개의 작은 노래방이 통로 사이사이에 빼곡히 늘어서 있다. 카운터 옆에는 1000원만 지불하면 무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음료와 슬러시로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다.
방 내부에는 무선마이크와 스탠드마이크가 구비돼 있었으며, 일부의 방에는 음질을 보정해 주는 '이퀼라이저'를 비롯해 가수처럼 내 노래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헤드셋도 있어 옆방의 소음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스탠드마이크는 바닥에 고정돼 있어 처음 사용하는 이들은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밖에서 안이 잘 보이지 않게 돼 있기 때문에 혼자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다른 손님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적다.
1인 전용 노래방이지만 2명도 입실이 가능하다.
한편 일반 노래방으로도 유명했던 수노래방이 이같은 1인 노래방을 낸 이유에 대해 A씨는 "근처에 오전 시간에 2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노래방들이 많은데, 회사에서 분석한 결과 혼자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던 점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1·2인 매장인데 혼자 오는 이들의 비중이 더 많은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그렇다"라며 "10팀 중 8팀은 혼자 오시는 분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