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편의점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는 집을 오랜 시간 비우는 1인가구에게 요긴한 생활서비스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택배 서비스는 전체 편의점의 94.2%가 운영하고 있는 대표 생활서비스다. 월평균 이용 건수도 113만여건에 달해 편의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편의 서비스로 꼽혔다.
유통업체인 편의점이 택배서비스에 나선 것은 2001년으로, 벌써 16년이 넘었다.
당시 GS25와 CU, 지금은 세븐일레븐에 인수된 바이더웨이는 공동으로 CVS넷을 설립하고 편의점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편의점택배 전장이 가열되면서, CU가 공동전선에서 이탈해 독자적인 서비스를 런칭하기에 이르렀다.
CU는 지난 4월 독자 택배 서비스인 'CU포스트'를 선보였다. 지난해 말 독자 법인 'BGF포스트'를 설립하면서, '단일화' 전선 이탈을 예고했다.
BGF리테일 김동현 생활서비스팀장은 "향후 택배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롭고 차별화 된 서비스를 CU포스트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고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생활 문화 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U가 공동택배 서비스에서 이탈하자, CVS넷을 통해 택배서비스를 운영해온 GS25 역시 자체 택배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CVS넷이 운영하는 편의점 택배 '포스트박스'는 최근 배송 업체 핫라인퀵과 손잡고 신개념 배송 서비스 '당일택배'를 론칭했다.
'당일택배'는 1박 2일 이상이 소요되는 기존의 택배보다는 빠르고 2~3시간 내 배송이 완료되는 퀵서비스보다는 알뜰한 최저 6000원으로 배송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GS25에 고객이 당일택배를 등록하면 핫라인퀵은 2시간 이내에 점포를 방문해 상품을 집하하고 배송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서울 모든 지역에 고객이 등록한 시점부터 4~7시간 사이에 배송이 완료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GS25는 실제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울에서 택배를 접수한 고객 중 서울로 배송을 원하는 고객과 지방으로 물품을 보내는 비율이 31.1 : 68.9로 서울 지역 내 택배 이용에 대한 니즈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나자 이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서울을 포함 경기도지역으로 배송을 원하는 고객이 전체의 60%를 넘어 향후 경기도로 확대할 경우 당일택배 시장은 획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GS25와 포스트박스는 강남구(역삼, 논현, 신사) 102개 점포에서 서울 지역에 한해 당일에 배송이 완료되는 당일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후, 서비스 점포를 지속 늘리고 향후에는 배송 지역을 경기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소성은 GS25서비스상품팀MD는 "그동안 고객은 물론 배송 업계 조차도 오래 걸리지만 비교적 알뜰한 택배 또는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빠른 배송을 위한 퀵서비스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당일택배의 강점을 강조했다.
편의점택배가 현재 택배시장에서 기존 택배업체들의 지배력에 균열을 낼 정도 위치는 아니다. 하지만 장래 발전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겨로가에 따르면, 편의점택배의 이용 경험은 24.3%로 조사됐다.
이는 우체국택배(76.9%)나 CJ대한통운(571.1%)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진택배(28.2%)와 로젠택배(25.1%)에 비하면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층의 이용이 많은 모습이 관측됐다. 20대(31.6%)와 30대(27.5%)의 편의점택배 이용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편의점택배가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속도로 기존 택배업체를 추격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접근편의성과 수령시 편리함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에 매장이 있다는 인프라가 편의점택배의 최대장점이다. 실제로 트렌드모니터 조사결과 택배를 선택할 때 고려사항 2위는 '접근 편의성'(40.9%)이었으며, 불편했던 점 1위로는 '부재 시 택배 수령의 번거로움'(47.3%)이 꼽혔다. 편의점택배의 잠재력에 대해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