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소유가 아닌 타인과 공유하는 개념인 '공유경제'가 각광받고 있다.
공유경제는 경제성장 둔화,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제한된 소득원에서 많은 서비스가 필요해진 사회에서 공유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적인 공유경제 업체는 에어비앤비(Airbnb)와 우버(Uber)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2016년 현재 각각 300억달러, 800억달러에 달하는 등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산업은 발달하고 있지만 기존 산업과의 차이로 인해 많은 기대와 우려를 수반하는 동시에, 정부 제도적 미흡도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인 남성이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인 여성에게 숙소를 빌려준 뒤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외교부에서는 "최근 일본 공관에 숙박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관련 피해 신고가 두건이 접수됐다"며 "박집 내 낯선 사람과 음주 행위 등 신변 안전에 우려가 될 만한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설이용 중 의심스러운 점이나 불미스러운 일을 당했을 경우 즉시 현지 경찰, 영사 콜센터, 우리 공관 등에 연락해야 한다"고 공지를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이 겪은 여러 가지 피해사례를 소개하는 '에어비앤비 지옥'(Airbnbhell) 사이트가 개설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편리를 위해 파생된 공유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유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 보고서에서는 가장 크게 부각되는 문제의 하나를 '기존 사업과의 마찰'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박시설 공급이 10% 증가할 때 호텔 산업의 객실 수입은 0.16%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불특정 다수의 개인이 정형화되지 않은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거래함에 따라 다양한 거래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유경제 분야에 따라 자산 손괴, 범죄행위(절도, 성폭력 등), 교통사고, 채무불이행 등의 문제가 있으며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현 상황에서는 문제 발생 시 보험 처리나 법적 보호를 기대하기 힘들어서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숙박공유의 경우 소음, 화재로 인한 이웃의 피해와 주거 불안정성, 차량공유의 경우 교통사고 증가, 금융공유의 경우 대규모 금융 부실화 등에 대한 우려 등이 있다.
이 보고서의 설문조사에서 보면 아직까지 공유경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용자들 보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비교했을 때는 숙박과 금융에서 전반적으로 우려수준이 높은 가운데, 금융공유의 경우에는 특히 플랫폼 신뢰에 대한 우려가 높게 나타난다.
한편, 한국의 주요 경제학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존 공급자와 규제 형평이 이루어질 경우 93.5% 공유경제의 확산이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김민정 KDI 연구원은 정부는 공유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유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제도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숙박공유의 제도화 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015년 일명 '에어비앤비법'의 도입 이후 수차례 개정을 통해서 플랫폼에 대한 의무 부과가 이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안전·위험 문제에 대해 플랫폼의 자율규제, 집단지성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은 보완적인 역할을 하되, 거래 참여자보다는 플랫폼에 대한 규제 위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