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때리기'가 트렌드? '삼성=적폐'라는 프레임, 언제까지?
'삼성 때리기'가 트렌드? '삼성=적폐'라는 프레임, 언제까지?
  • 오정희
  • 승인 2018.05.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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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고 칭송받던 삼성그룹이 최근 전방위적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정권교체 발단이 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2017년 2월 구속수감됐다 올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사정기관의 수사와 정부의 제재,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삼성 때리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유독 삼성에만 타깃으로 삼고 '때리기'에만 집중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LG·현대차·SK를 방문하곤 재계 1위인 삼성을 건너뛰었다.

검찰과 국세청은 차명계좌 과세에 혈안이 됐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삼성생명에 대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회에서는 4년간 잠들었던 일명 '삼성생명법'을 꺼내들었다. 이 법은 2014년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취득 원가 기준으로 자산의 3%까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를 시장 가격으로 계산하도록 개정하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가 통과가 되면 30년 전 주식 취득한 삼성생명은 당시 0.2%에 불과했던 주식가치가 8.3%가 돼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시가 19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하면서 삼성그룹 지배 구조가 흔들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삼성 흔들기라는 지적이 있다.

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지분은 20.11%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14%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삼성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식 매각 통보를 번복하면서도 고초를 겪었다.

ⓒ뉴시스

삼성SDI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 과정에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매각하라는 공정위 결정에 따라 매각했으나, 2017년 12월 갑자기 나머지 주식도 다 매각하라는 공정위의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에 삼성SDI는 4월 10일 장 마감 이후 보유중이던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지분 2.11%)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했다.

이 기회를 노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양사 합병에 찬성을 하면서 손해를 입었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스스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목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했다는 논리를 세우며 적폐라고 칭했으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일부 유죄 선고도 있었으니 엘리엇에게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삼성을 적폐로 몰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부의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행정소송도 불사"

이러한 삼성 무차별 때리기에 대한 의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잠정 결론이다.

금융당국은 5월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 결과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조치사전통지서를 통보했다.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 변경으로 흑자 전환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 과정에서 신약개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연결)회사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바꾸는 과정에서 회계기준을 위반했는지가 쟁점이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실질적 지배력을 미치는 상황에서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입장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외부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회계기준을 적용한 것일 뿐 분식회계가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소명을 거쳐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 때리기는 시민단체, 정치권, 정부를 넘어 언론사도 합세했다.

최근 매 주말마다 삼성 관련 자극적 이슈를 만들기 위한 방송사들의 시청률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를 넘어 특정인의 이름을 건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연신 삼성 관련 탐사보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적폐'라는 프레임은 이슈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진정한 정의구현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