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패피들의 집결지였던 '가로수길'이 오랜 정체를 뒤로하고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패션에 국한됐던 분위기를 탈피하고 라이프스타일, F&B 등 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힙(HIP)한 매장이 지속 유입되면서 트렌디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빵지순례
성지순례를 하듯 빵집을 찾아가는 일명 '빵지순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세로수길을 중심으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는 베이커리가 늘어나고 있다.
밀레니얼·Z세대의 인증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그니처 메뉴로 인기를 끌면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대표적으로 '아우어베이커리'는 '더티초코'·'누텔라 바나나'·'버터 프레첼' 등이 인기 메뉴이고, 커피는 물론 빵과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연립빵공장’은 ‘팡도르’와 ‘앙버터’가 인기고, 샌프란시스코발 ‘비파티세리(B. Patisserie)’는 ‘퀸아망’이 시그니처 메뉴다. ‘르 사이트(LE SIGHT)’는 다양한 필링을 넣은 독특한 크루아상이 인기다.
◇이면 도로로 찾아간다
올해 가로수길에 오픈한 매장을 보면, 메인 도로보다 '이면 도로'를 중심으로 신규 매장 오픈이 활발했다. 메인 도로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이면 도로'는 기존 가로수길 명칭에서 착안해 '세로수길(가로-세로)'· '나로수길(가나다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 러닝 브랜드 ‘브룩스러닝’ 등 스포츠, ▲’그라니트’, ‘로쏘꼬모(ROSSO COMO)’ 등 라이프스타일, ▲‘아우어베이커리’, ‘도산분식’, ‘르사이트’ 등 F&B, ▲‘코스’, ’10 꼬르소 꼬모 마가찌니’, ‘닐카터’ 등 패션, ▲’탬버린즈’, ‘에스쁘아’, ‘힙스앤립스’ 등 H&B 브랜드 등 다양한 콘텐츠가 나타났다.
◇숨겨진 매장
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 보여주기 보다 티저 광고와 같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골목에 위치하면서 간판 및 매장 입구가 눈에 띄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매장이 이들을 자극한다. 특히 독특한 매장 이미지와 감각적 상품을 통해 작은 골목 안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고객 방문의 명분을 제공한다.
또한 가로수길 매장을 보면 브랜드 감성과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F&B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메종키츠네' 같은 경우 패션·음악·카페를 혼합한 유니크한 문화 공간을 창조했고, '그라니트'는 골목 안 가정집을 개조하는 방식이며 '르시뜨피존(Le Site Pigeon)', '배럴즈(Barrels)', 'ETC서울' 등은 간판이나 표식을 최소화하고 있다.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