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코인의 열풍과 남북 정상회담, 주 52시간 근무제 등 2018년은 유난히 굵직한 일들로 가득했던 한 해였다. 그렇다면 과연 2018년 대한민국의 먹고 사는 모습은 어땠을까?
이에 오픈서베이는 2018년 소비자들의 먹고 사는 트렌드를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무엇을 사느냐'에 대한 판매 데이터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먹는지', '왜 먹는지'에 관한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1000명의 응답자로부터 7000건 이상의 편의점 구매 영수증과 8000여 개 이상의 품목 정보를 함께 수집했다.
이를 통해 밝혀진 2018년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먹는 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뜨고 지는 식품 트렌드
먼저 2500여 개의 먹거리, 혹은 마실거리 키워드를 6가지의 트렌드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유지 중인 트렌드인 'Sustained Constans'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Sustained Risers' ▲제철에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Seasonal Risers'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트렌드 'Sustained Decliners' ▲빠르게 상승 후 하락한 트렌드 'Once A Star' ▲최근 빠르게 상승하는 트렌드 'Rising Stars' 정도로 나눌 수 있었다.
Sustained Constans의 경우 2016년 여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끈 트렌드를 뜻한다.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조사 결과 다이어트와 건강은 여전히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으며, 또한 카페와 편의점은 끊임없이 신메뉴를 출시하며 지속적으로 관심 받고 있는 트렌드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수제버거나 빵, 편의점, 라면, 탄산수 등이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여름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트렌드인 Sustained Risers의 경우에는 외국의 현지 음식이 차지했다. 일본의 '라멘', 중국의 '마라샹궈'와 '훠궈' 등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었으며 곤약과 건강 주스인 '노니'와 같은 저칼로리 건강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에는 간편식에 대한 관심이 정점을 찍었다. 가을과 겨울에는 전어와 방어 등 수산물류가 해를 거듭하며 성장 중이었으며, 봄과 여름에는 간편식에 관한 인기가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지속적(Sustained Decliners)으로, 빠르게 하락한(Once A Star) 트렌드의 경우도 알아볼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하락한 트렌드는 한식과 집밥, 슈퍼푸드로 인기를 끌었던 카카오닙스와 씨드 등 곡물류가 포함됐으며, 빠르게 상승 후 하락한 트렌드의 경우에는 편의점 제품인 '대게 딱지장'과 '까르보나라 불닭볶음면' 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더불어 최근 급상승 트렌드인 Rising Stars의 경우 이후에 설명한 '사는 법'과 밀집한 연관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TV 프로그램과 SNS의 영향으로 마마무 화사의 곱창, 인기가요 샌드위치, 이영자의 소떡소떡 등이 최근 빠르게 떠오르고 있었다.
틈새식사와 간식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1일 2식 정도의 전통적인 '끼니' 외에 '아점'이나 '점저' 등 틈새 식사와 후식, 간식, 야식 등의 유의미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점심이나 저녁은 그 빈도수가 적은 반면 후식과 간식은 더욱 많이 먹고 있었으며, 특히 이러한 모습은 20~30대의 여성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아침으로는 집밥이 아닌 시리얼 등의 '스낵류'가 점차 자리잡고 있었다. 또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간식류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편의점에서도 디저트류, 특히 빵과 케이크 같은 냉장 베이커리의 구매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은 이제 그만
여전히 한식 상차림은 메뉴 중 66%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 비율은 2017년 봄보다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식을 제외한 분식과 중식, 일식 등 대부분의 메뉴는 소폭 상승하며 이전보다 다채로워진 식탁 위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는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며 외국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던 음식에 대한 관심과 시도가 늘어나고, 이와 같은 관심이 식생활의 변화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었다.
빠르고 간편하게, 혼자 먹는 게 좋아
2017년보다 간단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관심은 20~40대 전반에 걸쳐 나타났으며 20대 소비자들은 맛과 가성비, 혼밥에도 탁월한 메뉴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들의 이러한 특성과 최근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직장보다는 야외에서, 집밥보다는 '유통형 HMR'과 '외식형 HMR'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밖에도 간편화 트렌드는 '한 그릇 음식 식사'라는 변화를 가져왔다. 2017년 봄에 비해 2018년에는 함께 먹는 메뉴가 없거나 한 개 정도로 간소화된 상차림인 한 그릇 음식을 먹는 비율이 약 3%pt 증가한 것이다.
간단하고 빠르게 먹으려다 보니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라고 볼 수 없었다. 심지어는 2인 이상의 다인가구에서도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전체 비율 중 2/3 가량을 차지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자료=오픈서베이 세미나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