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강남이라고 하는 ‘Xiangti 에비뉴 플라자’에서 오포(OPPO) 매장을 처음 접하게 됐다. 그 옆에 있던 샤오미 매장과 다르게 규모가 작은 오포 매장은 한눈에 봐도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삼는 브랜드라는 걸 보여주는 듯 했다.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애플과 샤오미 매장이랑 비슷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밝은 색상의 분위기와 함께 나무 평상 위에 자사의 스마트폰이 전시돼 있었다.
직원은 친절했으며 영어 실력이 다소 부족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알려줬다. 오포의 스마트폰은 다양한 색상이 있어 작품을 보여주듯한 소개가 이어졌다. 스마트폰을 움직이면 빛이 굴절되며 다양한 패턴을 보여줬으며 기존에 생각하던 중국 스마트폰이 아닌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줬다.
아이폰과 비교해봤을 때도 디자인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으며 오포의 직원은 ‘나도 아이폰을 쓰는데, 오포에 비해서 굉장히 boring(지루) 한 거 같아’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그저 그런 중국산 스마트폰으로 생각했던 오포가 디자인 이외에도 기술력도 상당해 놀랐다. 2018년 8월경에 출시한 <R17> 제품은 빼어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가졌지만 가장 놀라운 점은 스마트폰의 스크린에 지문인식을 숨겨 놓아 인상적이었다.
아이폰X와 같은 노치 디자인이 특징인 R17은 ‘눈물방울’ 모양으로 보다 깔끔한 모습을 보여줬다. 눈물 모양의 노치에는 2500만 화소의 카메라가 숨겨져 있으며 후면에는 듀얼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스크린상에서 ‘여기에다가 손가락을 가져다주세요!’라는 느낌의 문구가 있길래 손가락을 가져다 댔는데 실제로 작동하는 걸 보고 감탄했다.
다음에 본 스마트폰으로는 노치가 없는 베젤리스 플래그십 스마트폰 ‘FIND X(파인드 X)’다. 설마 카메라와 스피커까지 숨겨 놓은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물리적으로는 스피커까지 숨겨 놓을 순 없었다.
그 불가능할 일을 극복한 오포는 베젤리스 스마트폰을 완성시키기 위해 노치 없는 ‘슬라이딩 팝업’ 방식을 선택했다. 2009년에 국내 기업인 팬택에서 출시한 ‘스카이 듀퐁 폰’이 생각나는 팝업 기능은 카메라 앱을 실행하거나 잠금 해제 시 자동으로 올라오며, 30만 회 이상의 내구성 테스트에서도 통과됐다고 한다.
파인트 X는 아이폰X와 같이 얼굴 인식 시스템인 ‘O-Face’가 탑재돼있으며 이름부터 기능들로 하여금 아이폰X가 떠오르게 된다. 혹시 카메라가 튀어나와 고장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핸드폰이 낙하하게 되면 파인드 X가 자동으로 인식해 순식간에 카메라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포는 중국의 가전제품 제조사로 샤오미와 화웨이와 함께 3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로 손꼽힌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15분 만에 완충(완전 충전) 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제조사로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해 인정을 받고 있는 회사다. 2016년 1분기 점유율 4위를 기록하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의 Top 5안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만큼 전년 대비 판매량이 153.2%나 오른 주목할 만한 기업이다.
오포는 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으며 가격은 약간 비쌀지라도 품질이 좀 더 나은 폰을 사고자 오포 쪽으로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충성도가 높아 판매량이 잘 이동하지 않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행보는 굉장히 특이한 현상이다.
(데일리팝=배근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