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5일 에어부산 BX798편은 오전 6시 10분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날 오전 3시 10분(대만 현지 시각) 타이페이를 출발한 비행기는 도착지인 김해공항의 짙은 안개로 인천공항에 오전 6시 30분께 비상 착륙했다. 그리고 약 6시간 동안 200여명의 승객은 항공기 안에서 대기했다.
#같은 날 오전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출발한 에어부산 BX722편 188명의 승객들도 같은 이유로 기내에 무려 7시간 갇혀있는 일이 발생했다.하지만 승객들은 기본적인 식사를 제공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기다려야 했다. 한 승객은 저혈당으로 쓰러져 119가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2017년 12월 23일 일본 나리타행 이스타항공 ZE605편은 오전 7시 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탑승 수속을 마친 승객들은 기내에서 14시간 넘게 대기한 후에야 기상악화로 결항 통보를 받고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승객들은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와 같이 승객을 태운 상태로 지상에서 장시간 지연되는 '타막 딜레이'(tarmac delay)를 막기 위한 항공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제2의 에어부산 사태' 방지를 위한 항공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1월 25일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기내 승객 대기시간이 국내선은 3시간, 국제선은 4시간 이상 초과하면 면허·허가취소 또는 6개월 내 사업정지를 내리거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과징금은 대형항공사 50억원 이하, 소형항공사는 20억원 이하를 부과하도록 했다.
대기시간이 2시간을 초과하면 항공사는 해당 상황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더불어 30분마다 지연 사유와 진행 상황을 승객에게 안내하고 2시간 이상 지연 시 음식물을 제공하도록 했다. 보고 누락시에는 과태료를 현행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리도록 했다.
또 보고를 받은 국토부 장관은 관계기관의 장 및 공항운영자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요청받은 기관은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이에 응하도록 규정을 명문화했다.이는 타막 딜레이 상황 발생시 컨트롤타워를 국토부 장관으로 명시한 것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은 승객이 기내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해도 문제를 해결해 줄 주무부처가 존재하지 않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항공사를 처벌할 수 있는 제재 또한 매우 미약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에어부산 조치가 고시위반이 명백하지만 마땅한 제재 방안은 없었다. 법률이 아닌 고시인 데다가 벌칙규정 등도 마련하지 않아 강제수단이나 벌금을 부과할 수 없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