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과 회사원들 등으로 북적이던 서울의 대표 상권 인사동길이 최근 불황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반면 근처의 익선동 거리는 젊은층의 인기를 얻으며 '힙플레이스'(최신 유행 공간)라는 명성을 얻으며 방문객으로 넘쳐나고 있다.
인사동길은 30~40년 동안 대를 이어온 노포(老鋪)가 밀집한 곳으로 골목길까지 한정식집, 전통 찻집 등이 들어서 있어 많은 인기를 얻어왔다. 하지만 최근 그 골목길엔 사람의 온기대신 적막감이 돌고 있다.
특히 한정식집이 많은 인사사거리 북동쪽 블록은 문을 닫는 가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인사동 불황의 배경에는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동, 최저임금 인상, 김영란법의 시행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다.
이런 요인으로 최근 2~3년 사이 손님이 절반 이상 감소하자 인건비와 임대료 등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수십년을 지켜온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더불어 300미터 근방에 있는 '익선동'이 인기 거리로 급부상된 점도 인사동 상권을 위축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
'익선동 한옥거리'는 최근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뉴트로 열풍(New+Retro)'의 중심에 있다. 익선동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에까지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의 트랜드로 떠오른 복고 감성의 '뉴트로' 열풍에 익선동은 평일, 주말 구분없이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익선동은 특히 '개화기 의상' 체험으로 새로운 경험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옥 건물 골목 사이에는 벨벳 드레스와 챙이 넓은 모자, 오버사이즈 정장 등을 입은 사람들이 붐빈다.190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차려 입고 익선동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데 여념이 없다.
민속촌이나 고궁에서의 한복 체험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듯이 익선동에는 개화기 의상 체험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미스터 션샤인' 등 개화기를 그린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익선동에 개화기 의상 대여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외국인들도 한복을 빌려입듯이 개화기 의상을 빌려입고 있다.
익선동 한옥마을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00년의 역사를 지닌 서울 한복판의 대표적인 '노후지역' 중 하나였지만 최근 뉴트로 열풍으로 옛것과 젊은 감성이 만나 '트랜디한 공간, 사랑받는 공간으로'으로 다시 살아났다.
반면 인사동은 십여년전에 멈춰있다. 물론 소규모 전시관들이 들어서긴 했으나 그것만으로 젊은층을 끌어들이긴 힘들다.
인사동 역시 변화의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의 발길이 끊어진지 오래이며 더 이상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신기한 곳이 아니다.
인사동도 익선동처럼 콘셉트있는 동네로로 재탄생해 서울의 또 다른 문화공간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바라본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