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PS(사장 김범년)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석탁화력과 원자력발전 비중이 줄어 들면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낮은 등급인 '미흡'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전KPS는 한국전력 자회사로 발전설비 정비를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한국 컨소시엄의 해외 원전 수주가능성이 낮아지고 있고 정부의 원전설비 감축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보여 한전KPS의 실적은 당분간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으로 전망된다.
한전KPS가 지난 5월 실적공시를 통해 밝힌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7.1% 감소한 2431억원, 영업이익이 -79.5% 줄어든 181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탈원전 정책으로 '핵심 사업 흔들'...계속되는 실적부진
우리나라의 첫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장기정비계약(LTMA)의 핵심 정비사업자가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애초 전망과 달리 LTMA 입찰이 여러 분야로 쪼개져 한국의 단독 수주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UAE가 돌연 국제경쟁입찰로 바꿔 한국의 계약 규모가 수천억원으로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탈원전으로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하는 상황에 UAE가 한국에 단독으로 바라카원전 정비·수리를 맡기는 데 불안감을 느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우디아라비아 원전 건설사업 수주전의 결과도 한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사업 2차 예비사업자 선정 결과도 3월에 발표되기로 돼있었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미국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요르단 IPP3 운영관리(O&M) 공사 계약은 분기 평균 매출액 123억원을 기대했으나 올해 1분기 39억원, 지난해 분기당 평균 38억원의 매출액만 발생했다. 또 인디아 BECL 화력 O&M 공사, 우루과이 산호세복합 O&M 공사 등의 매출액도 예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이 이럴수가...허위 근무기록, 자녀 정규직 전환
한전KPS 직원들은 지난해 발전소 정비과정에서 허위로 시간외 근무기록을 작성해 파문이 일었다. 이훈 국회의원은 산업통자원부 국정감사를 준비하다 고발 투서가 올라와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시간외 근무 명령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특별 수당을 받아온 것을 확인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전KPS 직원들이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체 1000억대의 특별수당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수당 외에도 ‘OH휴가(오버홀 휴가)’라는 이름으로 연간 많게는 8일이 넘는 특별휴가를 받기도 했다.
한전KPS는 200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정확한 근태관리에 대한 시스템도 없고 현장 일선에서 근무자들이 작성한 ‘시간외명령서 및 확인서’ 조차도 한번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 기간 동안 조직적이고 공공연히 복무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했 충격을 줬다.
또한 한전KPS는 지난해 직원의 자녀 11명을 무더기로 정규직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직원 중 최고 직급인 1직급의 자녀도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KPS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석춘(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10월까지 기존 직원의 친인척 40명이 채용됐다.
한편 6월 20일 발표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한전KPS, 한국마사회, 한국전력기술㈜, 한국기상산업기술원 등 16곳은 낙제점인 '미흡'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주요사업의 관리와 경영전략이 부진한 데다 안전에 대한 의식이 미비하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