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시끄러웠던 한국환경공단이 '2018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다.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5곳 중 최하위를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지난 6월 발표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의 성적표를 보면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가 유일하게 2년 연속 ‘A등급’을 받았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B등급', 국립생태원 'C등급', 국립공원관리공단 'C등급', 한국환경공단 'D등급'을 받았다.
한국환경공단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D등급을 받아 기관장 해임권고 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취임한 장준영 이사장은 이번 경영평가에서 재임기간 6개월 이상 기관장에 속하지 않아 경고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환경공단은 2년 연속 'A등급'을 받은 한국수자원공사와 성적표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비교돼 더욱 껄끄러운 모습이다. 두 기관은 지난해 물산업클러스터 운영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환경공단이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이후에도 수차례 위탁기관 선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도 우수했고, 다목적 댐 관리와 상하수도 건설 및 관리, 통합 물관리사업과 수변사업 등을 수십년 간 운영한 수자원공사의 우세를 점쳤으나 근소한 차이로 환경공단이 위탁기관으로 선정돼 적격성 논란이 나왔다.
환경공단은 올 상반기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환경부와 함께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지난해 12월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불거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 4월 25일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인사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이 2017년 12월~2019년 1월까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들은 특히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 씨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종용하고, 김씨가 불응하자 '표적감사'를 벌여 지난해 2월 물러나게 한 뒤 친정부 성향 박모 씨를 후임자로 임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신 전 비서관은 박 씨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면접 심사자 전원을 불합격 처리해 사실상 백지화 시키기도 했다.
이후 환경공단은 재차 공고를 낸 끝에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출신 유모 씨를 올해 1월 상임감사로 임명했다. 탈락한 박씨는 같은 해 9월 환경부 산하기관이 출자한 자원순환 전문업체 대표로 임명됐다.
또한 환경공단은 부실 임대차계약으로 국고를 손실해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을 받았다. 한정애 의원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지난 2012년 남양주 수도권 청사 임대 계약이 만료되면서 받아야 할 임차보증금 4억3000만원을 무려 6년 뒤에 회수하며 소송과정 등으로 5억7000여만 원의 국고가 손실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저당권이 다수 설정된 건물을 임차하면서 보증금 반환 지연으로 관련 소송도 진행했다. 이에 국회로부터 향후 건물을 임차할 경우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가 재산관리 보전을 지적받았다.
최근 환경공단은 조달청을 통해 진행한 105억 원대 '흡입 독성시험 시스템 제작·설치' 입찰이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 일본 업체와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입찰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자체감사뿐 아니라 환경부 감사가 진행 중인 걸로 알려졌다.
한편 환경공단은 2010년 1월 설립된 이래 최초의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환경공단은 지난 7월 22일 자원순환본부장에 김은숙 전 폐기물관리처장을 승진 임명했다.
설립 9년만에 첫 여성관리자의 탄생은 환경공단의 '유리천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