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도 고생했다, 나 자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겨우 퇴근한 A 씨, 도저히 직접 요리를 할 체력은 없어 오늘도 음식 배달 앱을 사용했다. 배달이 오길 기다리며 잠깐 넷플릭스로 영화를 볼까 하다가, 어제 유료로 결제한 웹툰을 마저 보기로 했다.
여유롭게 밥까지 먹고 침대에 누우니 부족한 식재료가 떠올라 급하게 마켓컬리로 주문을 하고, 모바일 세탁소 앱을 통해 예약까지 맞춘다. 편리하게 마무리되는 하루를 끝으로 A 씨는 잠에 든다.
일어나 보니 주말! 하지만 A 씨에게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침대 위에 편히 누워 핸드폰으로 결제한 드라마를 몰아볼 예정이다. 배고프면 치킨이나 한 마리 시켜먹지 뭐...
불황기에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휴일을 보내거나 각종 결제활동을 하는 등의 '홈코노미(Home+Economy)'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증가는 실제 카드 결제 현황에서도 드러났다.
KB국민카드는 2018년 1분기(1월~3월)부터 2019년 2분기(4월~6월)까지의 ▲음식 배달앱 ▲가전 렌털 ▲일상용품 배달 ▲케어서비스(자녀·반려동물 돌봄 서비스와 출장 청소·세차 등) ▲홈엔터테인먼트(영상·음악·도서·게임 등 구매) 등 5개 업종을 홈코노미 관련 업종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이용한 25세~54세 고객의 결제데이터 4492만 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홈코노미와 관련된 하루 평균 카드 결제 건수가 1.9배 증가하며 최근 1년 반 사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음식 배달 앱 결제 건수는 2.14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5개 업종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2019년 2분기를 기준으로, 음식 배달 이용 고객은 25세~34세의 젊은 연령층이 5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45세~54세 중년 연령층 역시 지난 2018년 1분기와 비교했을 때 결제 건수가 3배 이상 늘어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음식 배달앱 이용 경험이 있는 고객들은 주문, 결제 등 '편의성'을 앱 사용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국민카드가 홈코노미 업종 이용 경험이 있는 고객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대부분은 '주문과 결제 과정이 편리해서' 또는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음식 배달앱을 이용 중에 있었다.
더불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가전 렌털 업종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카드 결제 건수가 1.35배 증가하며, 2019년에 들어섬과 동시에 카드 결제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해당 업종에서는 35세~44세 여성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25세~34세 남성의 가전 렌털 업종 이용률도 최근 증가하고 있었다.
홈코노미 업종을 많이 이용한 고객의 연령대는 35세~44세 여성이었다. 이들의 건당 결제 금액이 2만 8840원으로, 전체 평균 결제 금액인 2만 4393원을 넘어서며 홈이코노미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KB국민카드는 홈코노미 성장에 대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홈코노미 업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B국민카드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5.9%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반면 줄었다는 응답은 22.2%로 낮게 나타났다. 더불어 '여유 시간이 생기면 집에서 보낸다'는 응답 또한 51.7%에 달했다. 이들은 여유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이유로 '진정한 휴식이라 생각해서'와 '내가 원하는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어서'라는 항목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다.
한편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홈코노미의 성장에 대해 "1인가구의 증가와 주 52시간제 도입 등 사회구조적인 변화와 일과 '워라밸'의 확산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집에 대한 인식 변화로 홈코노미 관련 산업은 계속 성장함과 동시에 다양화되고, 전문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