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연말모임 풍경…젊은 층일수록 '술 지양'하는 분위기 뚜렷
달라진 연말모임 풍경…젊은 층일수록 '술 지양'하는 분위기 뚜렷
  • 변은영
  • 승인 2019.12.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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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서는 특유의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많이 들려온다. 사는 게 팍팍하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연말모임'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 모습도 느껴진다. 실제 연말모임의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는 가운데, 특히 '동창회'와 같은 다소 의무적이고, 강제적인 분위기가 있는 연말모임을 피하려는 태도가 역력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연말모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년에 비해 들썩이는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가운데 의례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연말모임의 빈도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연말을 맞이하는 모습에서는 설렘과 기대보다는 아쉬움을 좀 더 많이 엿볼 수 있었다. 연말이 되면 설레는 기분이 들고(41%), 12월은 즐겁고 재미있는 달이라고(40.6%) 말하는 응답자는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한편 예년만큼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전체 2명 중 1명(49.2%)이 올해는 다른 해보다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런 느낌은 중장년층이 더욱 많이 받고 있었다.

 

 

예정된 연말모임은 주로 학창시절 친구나 직장 동료와 함께 

2019년을 마무리하는 '연말모임'은 전체 응답자의 76%가 이미 진행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했거나 예정된 연말모임의 유형은 고등학교 친구 모임(26.1%, 중복응답)과 대학교 친구·동기 모임(22.8%), 직장 내 친목회(20.3%)의 비중이 높은 모습이었다. 

다만 예전과 비교했을 때 연말모임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보여졌다. 전반적으로는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68.8%)가 많은 가운데, 연말모임이 많아진 편이라는 응답(11.2%)보다는 줄어든 편이라는 응답(18.7%)이 우세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연말모임 빈도에 대해서도 작년보다 늘어난 거 같다는 의견(전체 4.9%)보다는 줄어든 것 같다는 의견(29.4%)이 더 많아, 사회전반적으로 예전만큼 연말모임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친밀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은 여전해 보였다. 가령 전체 응답자의 75.9%가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데 동의했으며, 모두 바쁜 연말에 특별히 모임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편이라는 의견이 64.7%에 달했다. 

연말모임에서 음주의 강제성 지양하는 분위기 뚜렷

또한 연말모임에서 음주를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말모임에 '술'이 꼭 있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마시는 자유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63.7%)이 단연 가장 많이 나온 것으로, 특히 젊은 층일수록 음주의 자유를 원하는 태도가 뚜렷했다. 

상대적으로 모임에서 음주의 강제성이 큰 직장인의 경우에도 안마실 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는 응답(2014년 39.1%→2015년 44.4%→2016년 64.1%→2019년 63.8%)이 근래 부쩍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말모임에서의 지나친 음주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강했다. 절반 이상(55.1%)이 요즘은 연말모임에서 과음을 하거나, 취하는 행동이 쉽게 용인되지 않는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물론 일년에 한 두 번 있는 모임인 만큼 과음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주장(52.7%)도 많았으나, 기본적으로는 지나친 음주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팝=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