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투자하며 꾸미는 남성들 '그루밍족'들이 급증하면서 뷰티, 의류 등 관련 상품 시장이 급격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도 외모를 꾸밀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뷰티 매장뿐 아니라 건설업계, 지하철역 등에도 남성 파우더룸을 따로 설치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1년 8784억원에서 2018년 1조 2800억원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 남성이 화장품을 한 번 살 때 쓰는 돈은 45달러(약 5만2000원)로 전 세계 1위였다. 닐슨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남성 화장품 사용 개수는 3.1개에서 2017년 5.3개로 늘어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남성을 위한 '그루밍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0월, 판매 매장이 아닌 체험형 매장 '아모레성수'를 오픈했다.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가치에 집중하기 위한 공간으로 눈치 보지않고 화장품을 발라보거나 체험할 수 있어 인기다.
'아모레성수는 '남성 존'을 따로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을 찾는 남성 고객은 전체 방문객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아모레성수를 방문하는 남성 고객이 많아지자 기존 ‘선 케어 존’이었던 곳을 남성 전용 제품을 위한 공간으로 바꿔 편안한 체험을 즐기게 도와준다.
지난 12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폅집숍 '시코르' 홍대점엔 남성 전용 화장품을 따로 모은 '그루밍 존'과 남성들이 직접 화장해볼 수 있는 '그루밍 바'가 들어섰다. 또 남성용 제품 카테고리도 헤어, 향수, 스킨케어, 메이크업 등으로 구분해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일부 지하철역 남성화장실에서도 '남성용 파우더룸'을 찾아볼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부터 남성들을 위한 '파우더룸'을 역에 설치하고 있다. 남자들도 화장하느라 화장실 공간이 비좁다는 의견을 수렴한 조치다.
패션업계도 남성들이 주력 소비계층으로 부상하면서 '남심(男心)' 잡기에 나서고 있다. LF는 35~45세 남성들을 위한 전문 온라인 편집몰 '아우(AU)'를 지난 12월 정식 선보였다. '아우(AU)'는 Adviser to U`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시간이 부족한 30~40대 남성들을 위해 쉽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커뮤니티형 온라인 쇼핑몰을 지향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남성 고객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무신사는 남성 회원 비율이 전체의 54%에 달하며, 10~20대(지난 9월 기준)가 71%를 차지한다. 무신사는 10~20대들이 선호하는 의류의 스타일링 조언을 하는 등 다양한 패션 정보를 제공해 남성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