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를 재계 5위로 끌어올린 1세대 창업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향년 99세로 지난 19일 별세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이 일었던 롯데가 형제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재회했다.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4시 29분쯤 숙환으로 별세했다.신 명예회장은 전날 밤(18일) 노환으로 치료를 받던 도중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회장이 급히 귀국하는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롯데그룹 측은 "평소 거화취실(去華就實·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을 실천한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사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례는 롯데 그룹장으로 치러지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영결식은 22일 오전 7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에서는 신 명예회장의 가족과 정재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일에는 롯데 그룹 관계자와 가족들이 조문을 한데 이어, 오늘(20일)은 외부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빈소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함께 상주 자리를 지켰다. 지난 2015년 7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서로 거리를 뒀던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은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의 국정농단 재판 2심 선고 후 1년 3개월만에 재회다.
20일 재계 인사 가운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장 먼저 조문했다. 이 부회장은 10분가량 빈소에 머물며 신동빈 회장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CJ 손경식 회장도 고인의 빈소를 찾았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정계에서는 이날 오전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오후에는 이낙연 전 총리가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총리는 "고인의 생애와 한국경제가 같은 궤적을 그렸던 시기가 있었다"며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주역 가운데 가장 오래 사신 한 분이었는데 그 어른마저 떠나게 돼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났지만,일본 주주의 신동빈 지지 등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롯데'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을 주장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