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후베이 여행자 '입국 금지'라는 제한적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전역을 방문한 여행자 전체를 제한하는 '전면적 입국금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에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는 단기적인 대책 방안을 지난 3일 내놓았다.
이에 따라 내일 0시를 기준으로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 한 사람, 즉 지난달 21일 이후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이 입국금지 대상이 된다.
하지만 중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만 막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전역으로 입국 금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항공 운항 중단 조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중국 우한 외에도 항저우와 광저우 등 6개 지역을 지목하며 중국 전역으로의 확대에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시는 봉쇄된 상태지만, 이미 대다수 주민이 우한을 탈출해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로 빠져나갔으며, 그 인원만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베이성이 아닌 타 지역의 감염자 발생 사례 역시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는 일단 후베이성 방문자 입국 금지와 함께 중국인의 제주도 무비자 입국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정부로서는 중국 전역의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외교 문제로 번질수도 있어 대신 제주도 무비자 입국 중단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제주도는 중국인의 경우 비자 없이 30일간 머물 수 있다. 실제 지난달 말 제주를 다녀간 50대 중국인 여성이 중국으로 돌아간 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다소 늦은 감이 있으며 소극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은 최근 2주간 중국 전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며 바이러스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국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동함에 따라 정부도 그에 맞춰 탄력적인 대비태세를 세워 신종 코로나의 확산과 국민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조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