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영화 '기생충' 속 공간적 배경이 된 '반지하' 주거형태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집수리 지원에 나선다.
18일 서울시는 한국에너지재단과 협업해 올해 반 지하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1500세대 이상에 단열, 냉방 등의 맞춤형 집수리공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반 지하 거주 가구 중 평균 소득 50% 이하 가구는 55.3%, 70% 이하는 77.8%로 대부분 소득수준이 낮은 시민들이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다.
시가 2009년부터 시행해온 '희망의 집수리사업(가구당 120만원 지원)', 한국에너지재단이 2006년부터 시행해온 '에너지효율 개선사업(가구당 200만원 지원)'을 결합하고 반지하 가구에 대한 지원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해 희망의 집수리 사업을 지원할 900여 세대 중 400세대를 반지하로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너지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지원 규모와 효과를 대폭 확대하게 되며 1100세대는 에너지재단 자체적으로 지원한다.
반지하 가구의 문제점은 일조, 환기 등의 열악한 환경으로 발생하는 습기와 곰팡이 같은 실내오염이 거주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한 천식, 알레르기, 우울증 등으로 정신적‧신체적 건강악화로 이어지기 쉬운 문제가 발생한다. 시가 이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시는 지난해 도봉구가 반지하 100세대 샘플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장의 요구가 많은 항목들로 추가 지원 항목을 선정했다. 이번 집수리 사업에는 ▲단열시공 ▲보일러·에어 ▲창호설치▲바닥교체 공사와 함께 반지하 가구의 수요가 많은 '창문 가림막', '제습기', '화재경보기', '환풍기' 등의 항목을 추가 지원한다.
서울시 집수리 지원 대상은 기준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이다. 서울시는 상·하반기 자치구별 공고를 통해 3월부터 수시로 신청을 접수를 받고, 자격여부를 심사해 계속 지원할 계획이다. 신청을 원하는 시민은 사회복지과 등 자치구 해당부서에 문의하거나 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자격여부를 심사해 지원한다.
한편,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면서 영화 속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지난 13일 기생의 주요 촬영지 ‘돼지쌀슈퍼’, 동네 계단, 자하문 터널 계단, 동작구 스카이피자 4곳을 배경으로 한 관광코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일각에서는 '가난의 상품화'라고 비판하며 가난을 전시거리 삼는 탁상 행정을 문제 삼기도 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서울시는 가난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굶어죽는 사람이 없는 서울시를 만들기 바란다"면서 "서울시는 주민들의 고통 위에 돈을 버는 관광 상품 개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SNS에서도 "누군가의 가난과 절박한 사정이 누군가에게는 관광이 된다니 끔찍하다" , "타인의 삶을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면서 해당 주민이 얻는 경제적 이익은 하나도 없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서울시가 소개하기 전에도 영화 팬들 사이에선 일명 '성지순례'처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