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라는 딱지로 벼랑 끝에 섰던 타다가 1심에서 '합법적 렌터카'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택시업계는 "어떻게 무죄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운영사 브이씨앤씨(VCNC) 박재욱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쏘카와 자회사 브이씨앤씨에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 대표 등은 지난 2018년 10월8일부터 지난해 10월17일까지 '타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불법 유상여객운송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부는 타다에 대해 '렌터카 서비스'가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타다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운전 없이 예약 호출로 쏘카가 알선한 타다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승합차를 임차하는 일련의 계약"이라며 "이용자와 쏘카 사이 초단기 임대 계약이 성립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타다 서비스가 사실상 콜택시이기 때문에 여객운수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타다처럼 운전자를 알선한 승합차 임대계약까지 (처벌 규정에) 포함한 해석은 헝벌 법규를 지나치게 확정적으로 유추한 것"이라며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이 규제 당국과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이자 출구전략일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날 법정에서 판결을 지켜본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무죄가 선고되자 "이게 왜 무죄냐" 등 욕설이 섞인 고성으로 강하게 불만을 토해냈다.
타다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동약자들의 편익을 확장하고 더 많은 드라이버가 행복하게 일하는, 더 많은 택시와 상생이 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겠다"며 "기술과 데이터로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170만명의 이용자, 1만2000명의 운전자(드라이버), 스타트업 등 타다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며 새로운 시간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꿈꿨다는 죄로 검찰로부터 1년 징역형을 구형받던 날, 젊은 동료들의 눈물과 한숨을 잊지 않겠다"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박재욱 대표와 타다 동료들의 건투를 빌어주시길 바라며 저도 미래의 편에, 젊은 시간의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열렸던 결심공판에서 "타다 운영은 콜택시 영업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타다 영업의 실질은 다인승 콜택시 영업, 유상여객운송 영업에 해당할 뿐 자동차 대여 사업으로 볼 수 없다"고 이재웅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었다.
한편 이번 무죄 판결에도 타다는 마냥 웃을 수는 없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택시업계의 표를 의식해 타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불안 요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고발인과 피고인 양측의 주장을 심도 있게 살펴 공소를 제기했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