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스타들의 부캐릭터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스타들을 가상의 캐릭터로 그리는 것이 방송가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부캐릭터'란 게임 플레이어가 주로 접속해 플레이하는 '메인계정'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지칭하는 게임용어로 스타들은 부캐릭터를 통해 본캐릭터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은 MBC '놀면 뭐하니?'에서 드러머 유고스타·트로트가수 유산슬·라면 끓이는 요리사 유라섹·치킨집 사장 닭터유 등 다양한 부캐를 소화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유재석은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로 예능계를 넘어 가요계까지 진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간 다양한 분장으로 여러 캐릭터를 선보인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상황극을 통해 우연히 탄생한 '조지나'로 활약을 펼치며 자칫 지루해진 기존 프로그램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신영도 '둘째이모 김다비'로 변신해 트로트 앨범을 발표하며 부캐릭터 대열에 합류했다. 둘째이모 김다비는 이 시대 젊은이들을 대신해 쓴소리를 하는 어른 캐릭터로 지난 5월 2일 MBC '쇼! 음악중심'에도 출연해 '주라주라'를 최초 라이브로 선보였다.
신선한 캐릭터에 대한 열망과 SNS를 활용해 일종의 가상현실을 구축하고 캐릭터 놀이를 하는 온라인 문화가 맞물리면서 많은 스타들의 부캐 열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Z세대의 경우, 영상과 게임을 소비하고 그 속 캐릭터 놀이를 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본캐릭터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색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 중인 부캐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현대인의 특징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당분간 스타들의 부캐 놀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2020년 소비 트렌드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
멀티 페르소나는 '다중적 자아'라는 뜻으로,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직장에서와 퇴근 후의 정체성이 다르고, 일상에서와 SNS상에서의 정체성이 다르듯, 현대인들이 다양하게 분리되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개념이다.
'멀티 페르소나'가 갖는 특징으로는 ▲양면적 소비의 증가 ▲취향 정체성 중요시 ▲나를 표현한 캐릭터와 굿즈 열풍 ▲젠더 프리 트렌드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이른바 '야누스 소비'라고 불리는 양면적 소비의 증가가 '멀티 페르소나' 현상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간단하게 한끼를 때워야 할 때는 저가의 가성비 햄버거를, 데이트를 할 때는 프리미엄 커피를 먹는 등 상황에 따라 양면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해지는데 따른 현상으로 소비 형태도 달라지는 것이다.
(데일리팝=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