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의 1900여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발표에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라며 논란이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그만해주십시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와 15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고 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하루만인 오늘(24일) 오전 9시57분 기준 15만2259명이 동의를 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달 23일 마감된다.
앞서 공사는 지난 22일 1902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비정규직 9785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로또 취업' 등 비난이 일고 있다.
청원인은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다.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라며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라며 반문했다.
게시자는 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입니까"라면서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 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전환자 중에는 알바몬 같은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 누구는 대학 등록금내고 스펙쌓고 시간들이고 돈 들이고"라며 "이건 평등이 아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사의 정규직 노조는 청원경찰 직고용 계획이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제기 준비에 나서고 있으며, 오랜기간 공사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준비생과 대학생들은 좁아진 취업 문에 불안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여기에 공사 보안검색 요원들은 직고용 과정에서 100% 정규직 고용 승계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자 거세게 반발하는 등 안팎으로 비난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공기업의 정규직 전환을 강조해왔다.
특히 인천공항은 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지목한 비정규직 제로 정책 1호 사업장이다.이후 인천공항공사는 공공기관 최초로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3년간 1만여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23일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을 거론하며 "문정권은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며 "로또 취업" 철회를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인천공항은 지금도 밤잠을 설치며 공부하는 청년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이라며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준비한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는 것"고 비난하며 '묻지마 정규직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