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최근 두 달간 치솟던 고기 값이 지원금이 소진되어 감에 따라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위적인 소비 영향으로 고기값이 급등락을 보인 것으로 분석되며 앞으로 본격적인 소비 위축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등급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당 9만9657원을 기록했다. 한우 가격이 1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8일(9만9875원) 이후 22일 만이다. 한우값은 지난달 16일 사상 처음 1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 1일 10만2517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때 '금(金)겹살'이라 불렸던 삼겹살 가격도 하향세다. 지난 10일 삼겹살 가격은 ㎏당 522원 급락한 2만2529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중순 2만4500원 선까지 급등했다가 지난 1일부터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발표한 가공식품 30개의 5월 판매 가격 조사에 따르면 전월 대비 육류의 가격이 특히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올랐던 품목은 국내산 돼지고기로 목살(19.8%)과 삼겹살(175%) 모두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쇠고기는 등심 1등급 9.3%가 올랐다. 소비자원은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인상 요인을 분석했다.
최근 보이는 이 같은 고깃값 하락세와 소비 감소는 소비자 재난지원금발 소비 약발이 다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각 가정에서 재난지원금을 거의 다 쓰면서 일시적으로 늘었던 소비가 다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85% 가량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지원금의 사용 기한은 오는 8월 31일까지며 잔액은 환급되지 않는다.
한편 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떨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추가 재난지원금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에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깊이 고려해 달라"며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또 "부동산 보유세 1%를 기본소득 형태로 거둬 시도민에게 지급하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제안했다.
다만 지난 5월 국가 채무가 한 달만에 18조원 급증해 역대 최고치인 764조2000억원을 기록해 우려가 나온다.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2차 추경 집행 여파, 국고채 잔액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기재부는 설명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