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이 제안한 양사 대표간 대면협상을 수용하면서 꺼져가던 항공업계 빅딜이 새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이 거부하고 있는 재실사요구를 전제로 제안했다.
HDC현산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만나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산은 또 원만한 인수 절차를 위해 일정과 장소 등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은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점이 이번 인수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51억원으로,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C현산은 이번 입장문에서 '재실사'를 계속 강조했다. '매도인의 선행조건 충족 의무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HDC현산은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는 달라졌다며 인수 종결을 위해선 재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현산이 제안한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HDC현산이 재실사를 고집하고 채권단은 재실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결국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오는 11일을 매각 계약 이행 기간으로 정했다. HDC현산이 계약 종결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금호산업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28일 '거래 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돼 8월12일 이후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HDC현산에 보낸 바 있다.
이후 양사의 M&A가 결렬되면 책임공방과 함께 계약 해제 및 위약금을 되찾기 위한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HDC현산은 인수가의 10%인 2500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