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투자를 고려할 땐 증권보다 부동산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 또한 큰 쇼크를 받았다. 한국 통계청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를 밸류챔피언이 분석하여 바이러스가 끼친 영향을 알아봤다.
한국에서 선호하는 재테크를 거론하면 언제나 부동산이 떠올랐으며 그중 서울이 으뜸으로 집권해왔다. 하지만 오랫동안 승승장구하던 서울의 부동산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를 피하지는 못 했다. 서울의 부동산 매매수급지수는 2019년 연말에 비해 8.7점 떨어져 이번 경제쇼크의 심각성을 시사해주고 있다. 하지만 과연 모든 지역이 똑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을까? 밸류챔피언은 한국통계청과 국토교통부가 측정한 자료를 조사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도권 부동산 업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하였다.
서울 지역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도심과 강남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부동산 시장의 행동패턴을 잠시나마 바꾼듯 하다. 바이러스로 인해 비대면 또는 "언택드" 거래가 중요해지며 도시 중심가의 중요성 또한 떨어지고 있는 듯하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가 2019년 말부터 8% 떨어져 매도자에 비해 매수자가 급격히 떨어졌으나, 이중에서도 서울의 번화가로 알려진 도심권과 동남권에서는 2019년 연말대비 무려 10% 이상이나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대로 서북권과 동북권에서는 매매수급지수가 연말대비 대략 2-3%정도만 하락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비교적으로 덜 받은것을 알수 있다.
서울 부동산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변화를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는 부동산 매매가격지수다. 지난 몇년간 급격히 올라오던 서울의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상반기에는 0.36%만의 성장을 하여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주춤했음을 알 수 있다. 주택을 거주지 보다 투자자산으로 보는 경향이 큰 한국에서 부동산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하다. 특히 서울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여겨지는 강남을 포함한 동남권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0.45%) 기록하여 5개 권역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이동하는 부동산 수요
서울의 부동산 매매수급이 줄어든 반면 경기도에서는 반대의 현상을 보여 주택구매자들이 도심지보다 외곽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외각으로 옮겨질 수록 통근시간이 늘어날 수 있고 여가활동에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연장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이런 불편함은 예전보다 덜 중요해지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침체도 계속된다면 수도권 외곽 지역에 관심이 몰릴 수 있다. 실제로 서울의 부동산 매매수급지수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7점 떨어졌지만 경기도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98.7에서 106.8으로 8.1점 증가하여 오히려 공급우위에서 수요우위로 상태가 뒤바뀌어졌다.
서울과 비교하면 꽤 선전한 경기도의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통해서도 관찰할 수 있다. 2020년 6월 기준 서울에서는 연말 대비 고작 0.37%만 증가한것에 비해 경기도의 매매가격지수는 3.91%나 증가했다. 특히 매매가격지수 기준으로 가장 선전한 경기도 권역은 경부2권으로 같은 기간에 7.37%나 증가 하였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의 매매가격지수는 오랫동안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해온것과 반대로 2020에는 서울의 지수가 주춤하는동안 경기도가 서울을 가파르게 따라잡으면서 상관성이 줄었다. 이는 서울 주변의 부동산이 서울내부지역보다 더 큰 인기를 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해외 대도시들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의 해외 대도시에서도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부동산 가격이 특히 높은 중심지에서 도시 외각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밸류챔피언이 상주하고 있는 뉴욕시는 미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다. 뉴욕에서 대표적인 부동산 브로커로 손꼽히는 더글라스 엘리만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시 5개의 자치구 중 뉴욕의 중심지이며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맨해튼이 제일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비해 인구밀도가 낮은 자치구인 브루클린과 퀸즈는 비교적 적은 피해를 입었다. 또한 뉴욕시와 가까운 교외지역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는 오히려 매매가격 증가를 보여 인구가 도시 중심부에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뉴욕은 초기대응에 실패하여 바이러스의 영향이 워낙 컸던 이유로 많은 인구가 외곽지역으로 이탈하여 수요가 크게 줄어든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부동산 분석업체인 CBRE에 의하면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은 세계에서 부동산이 제일 비싼 도시라고 불린다. 홍콩은 바이러스 초기대응에 성공적이었지만 6월말을 시작으로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9년 10월에 정점을 찍은 홍콩의 부동산 업계는 지금까지 29%의 하락을 보였으며 특히 홍콩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홍콩 섬과 가우룽이 가장 큰 손해를 입었다. 6월에는 다시 부동산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7월에 제3차 웨이브가 시작되며 또 다시 도시 중심보다 외각의 부동산이 힘을 얻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도심지역의 아파트/콘도의 평당 매매가격이 2020년 1분기와 2분기 사이 3.83% 떨어진 반면 외곽지역의 가격은 4.07% 올랐다. 2분기에는 바이러스 확진자가 줄어들며 회복의 희망이 보였으나, 7월에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며 도심지의 평당 가격이 7.15% 떨어지고 외곽지역의 가격은 4.94% 올라 2분기와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0년 하반기에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반동하나?
한국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한국의 부동산 거래건수 현황을 확인하면 한국의 바이러스 확진자가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한 5월부터 부동산 거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미루어진 부동산 거래가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줄어들며 한꺼번에 마무리 지어진 것으로 보이며 7월의 부동산 거래건수가 다시 떨어져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이전 수준으로 도달할 때 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직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통제되지 않았으며, 뉴욕, 홍콩, 싱가포르의 추세를 보면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바이러스의 영향이 끝나지 전까지는 계속해서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지역보다 외곽지역의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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