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21일부터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대형병원들은 수술 일정을 늦추고, 일부 외래진료 예약 환자를 축소하는 등 대응 마련에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1일부터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 3차 단체행동'을 시작한다. 21일에는 인턴과 레지던트 4년차, 22일엔 레지던트 3년차, 23일엔 레지던트 1~2년차가 파업을 시작한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공의 1만 6000명중 파업 참여인원은 1만여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레지던트를 마친 전임의(펠로우)들도 '대한전임의협의회'를 결성하고 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26일에는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4일에 이어 2차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앞서 전공의들은 지난 7일과 14일 두차례에 걸쳐 집단휴진을 진행했다. 이와는 달리 이번에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기능에 근무하는 인력도 남기지 않기로 했다.
또 파업을 시작하면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충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의료 정책의 전면 재논의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인턴들의 전공의 시험 거부, 레지던트 4년차들의 전문의 시험 거부, 전체 전공의 사직서 작성 등의 투쟁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에 따라 여러 가지 염려되는 바가 있다"며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담당하고 있는 중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공백, 또 응급실 운영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조정관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며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의를 이어갈 것을 촉구한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도 집단행동을 강행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하지만 대전협의 태도는 강경하다. 김형철 대전협 대변인은 "지금 코로나19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고, 이것을 잘 극복하고자 총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하루하루 의료진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경제 정책을 만들려면 경제 전문가들이 필요하듯 의료 정책을 만들려면 의료 전문가와 협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원점에서부터 시작하는 협의를 한다고 하면 파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파업에 환자가 몰리는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일부 외래진료와 입원·수술 일정 조정, 대체 근무 편성 등으로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