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의제왕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들의 공공의 적, 바퀴벌레 퇴치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쫙 돋는 혐오스런 이름이죠. 그래서 그들에게는 ‘바선생’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답니다.
혐오스런 친구들에게 왜 그런 고상한 별명이 붙여졌는지 궁금해서 제가 알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두 가지 의견이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끈질긴 생명력에 대한 지긋지긋함과 존경심에서 우러나왔다는 것이죠. 바선생은 지구의 빙하기 때에도 살아남았다는 걸로 유명하죠.
그래서 그런지 쉽게 죽지 않고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죠. 또 다른 이유는 ‘바퀴벌레’라는 이름조차도 징그럽기에 부를 때의 혐오감을 줄이고자 ‘바선생’이라고 대신 부른답니다.
바선생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출몰하는데요,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는 4월부터 9월까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친답니다.
저 역시 바선생과의 기나긴 전쟁을 치르고서 승리를 거뒀기에 여러분에게 제 팁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저는 기숙사, 자취방에서 모두 바선생과의 충격적인 만남을 겪었답니다.
만나게 된 과정과 왜 출현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간략하게 얘기해 볼게요. 가장 먼저 그와 마주치게 된 곳은 기숙사 화장실이었어요.
제 공간에서 본 것은 첨이라 선물 박스에 가둬두고 4시간이나 걸려 바퀴벌레 스프레이를 난사해 처치했답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았고 또 하수구, 환풍구와 같은 유입로를 차단하지 않아서 바선생이 등장했던 것 같아요.
자취방에서도 역시 화장실에서 처음 목격한 줄 알았어요. 그러나 알고 보니 제가 이전에 잠결에 파리인 줄 알고 손으로 잡았던 것이 바선생이라는 걸 알게 된 후로 충격에 빠졌죠.
그 후로 크고 작은 바선생을 하루 종일 목격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렸답니다. 이 사태를 해결한 과정은 조금 뒤에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자취방에서 바선생이 등장한 이유는 낡은 건물, 유입로 미차단, 음식물 처리 부실이었답니다.
[바선생 파헤치기]
Q. 집에서 큰 바퀴벌레가 나왔어요ㅠㅠㅠ이미 알을 깠을까요?
A. 우선 이미 알을 깠을지 안 깠을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답니다. 바퀴벌레가 알에서 부화할 때까지는 대략 1~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크고 검은 바퀴벌레는 주로 독일 바퀴벌레로 외부에서 집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서식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답니다. 그러나 비교적 작고 갈색빛을 띠는 바퀴벌레는 일본 바퀴벌레로 집에서 주로 번식한답니다. 그러니 이 바퀴벌레가 등장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답니다.
Q. 저는 바퀴벌레가 안 징그러운데요? 그냥 두면 안되요?
A. 바퀴벌레는 주로 하수구와 같은 위생이 좋지 않은 유입구로 들어오기 때문에 몸에 엄청난 병균이 있답니다. 이 병균 덩어리와 한 집에 산다는 건 정말 끔찍하죠. 게다가 이 병균들이 사람이게 피부병,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기에 웬만하면 바퀴벌레를 내쫓는 게 좋답니다.
[바선생 퇴치하기]
(1) 유입로 차단하기
: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라서 가장 앞에 말씀드리려고 해요. 실제로 기숙사에서 바선생이 등장하고 하수구만 막았는데도 그 뒤로는 마주친 적이 없답니다.
-화장실 하수구-
보통 건물의 하수시설에는 바퀴벌레가 올라올 수 없는 구조라고 하는데요. 근데 이 트랩이 오래되면 망가지기에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해요. 그래서 그 망가진 하수구로 바선생이 올라올 수 있죠.
저는 다이소에서 배수구 망을 사서 끼워놨답니다. 바선생도 막을 수 있을뿐더러 채수구멍이 머리카락으로 막히는 일도 방지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 이 망으로도 불안하다 싶으면 아예 배수구덮개를 사서 덮어두면 된답니다.
근데 이건 물을 사용할 때마다 여닫아야 해서 좀 불편하답니다.
-방충망 물구멍-
방충망 아래쪽에 보면 작게 물구멍이 있는데 이곳도 바선생의 유입구가 될 수 있답니다. 바선생은 작은 구멍으로도 몸을 밀어 넣어 잘 다니기 때문이죠.
이곳은 간단하게 스티커를 붙이거나 방충망을 잘라서 붙이면 해결할 수 있답니다.
-화장실 환풍구-
화장실 환풍구도 건물과 이어져 있어서 바선생뿐만 아니라 날벌레들도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미세방충망을 잘라 붙여서 막았답니다.
(2) 바퀴벌레 독약
: 바퀴벌레가 이미 서식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얼른 바퀴벌레 독약을 쳐둬야 해요. 가장 유명한 약은 약국에도 파는 맥스포스겔입니다.
근데 저는 맥스포스겔은 먹이통이 없어서 따로 먹이통이 있는 바퀴벌레약을 샀답니다. 먹이통이 없이 짜두면 굳어서 치울 때 불편하고 미관상에도 별로일 거 같아서요.
바퀴벌레 독약에는 바선생을 유혹하는 먹이 냄새 속에 독약을 숨겨뒀답니다.
바선생은 먹이를 찾으면 먹고 서식지로 돌아가 무리들과 함께 나눠먹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덕분에 독약을 쳐두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독약을 사면 먹이통에 콩알만큼 짜서 바선생이 지나다닐만한 어두운 곳에 두면 된답니다. 어두운 곳이라면 침대 아래, 가구 뒤편, 냉장고 아래, 싱크대 아래 등이 있어요. 이때, 욕심내서 독약을 많이 짤 필요는 없어요.
냄새도 안 좋고 어차피 그만큼 많이 안 먹으니까요.
(3) 살충제
: 바선생 퇴치를 위해 여러 약을 알아보던 중 방역업체에서도 쓴다는 살충제를 발견했어요.
이 약은 바선생이 닿자마자 온몸이 마비된다고 해요. 그리고 뿌린 뒤에도 성분이 그 자리에 남아있어 예방도 된다고 하죠.
실제로 제가 바선생이 나타나서 써봤는데 정말로 닿고 5초 뒤에 눈에 띌 정도로 움직임이 마비되더라고요. 근데 이렇게 효과가 강력한 만큼 사람에게도 좋지 않을 테니까 너무 많이 뿌리지 않기!
(4) 이것만은 지키자
: 이렇게 유입로를 차단하고 독약을 쳐두고 하는 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평소에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거랍니다.
음식물은 먹고 바로 치우기, 바닥에 음식물 흘리지 않기, 분리수거 할 때 깨끗이 씻어서 버리기, 음식물 봉지는 쪽지 접어서 버리기는 철저하게 지켜야지 바선생이 눈에 띄지 않을 거예요.
독약보다 음식이 더 맛있으니 독약을 먹을 리가 없기 때문이죠. 특히 분리수거 할 때 깨끗이 씻어서 버리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일거양득이죠.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도 바선생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최후의 방법은 방역업체를 부르는 것이랍니다... 그래도 저는 이것들을 잘 지켜서 퇴치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지난 시간 동안 바선생과의 전쟁을 치르며 힘들었지만 얻은 것도 있었답니다.
우선 청소병이죠. 원래는 청소를 정말 귀찮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만 대충 쓸고 했었는데 혹시라도 바선생이 출몰할까봐 매일 청소를 하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아무튼 청소는 건강에도 좋고 미관상에도 좋으니 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ㅎㅎ그리고 어떤 벌레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 생겼죠.
수많은 바선생 시체를 처리하다 보니 파리, 거미 정도는 귀여워지고 바선생을 봐도 그 순간만 힘들 뿐 곧 괜찮아지는 멘탈을 얻었어요.
그렇다보니 바선생으로 잠 못 드는 다른 혼족 친구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수 있었죠. 바선생을 퇴치하면서 깔끔해지고 멘탈도 강해지고 우정도 쌓았으니 이정도면 얻은 것도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바선생 일평생 안 보고 안 얻을 수 있다면 그러고 싶지만요^^ 아무튼 너무 낙담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는 뜻이랍니다. 모두들 힘들겠지만 용기 내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