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값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8월 낙농진흥회는 우유의 재료인 원유 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올렸다. 이에 서울우유는 10월 1일부터 우유값을 5.4%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F&B, 매일유업, 남양유업은 내달 초 우유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유값이 오르면 우유를 원료로 하는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커피 등 관련 제품까지 연달아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 순리이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식품 업계에서는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우유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 우유 시장은 2016년 83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431억 원 규모로 급성장중이다. 이러한 성장 속에는 기존 두유나 아몬드, 쌀 등을 이용한 음료 외에 귀리 음료가 중심에 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매일유업은 귀리를 껍질째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를 선보였다. 어메이징 오트는 고품질 청정 핀란드산 오트 원물을 맷돌 방식으로 갈아 부드러운 맛과 영양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지난 8월 카카오커머스에서 가장 먼저 선보여 일주일 동안 1만 2500세트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4일부터 식물 기반 대체 우유인 오트 밀크를 기본 선택 옵션으로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에서 우유 대체 옵션을 추가한 것은 2005년 두유 이후 16년 만이다. 스타벅스는 2017년 '오트밀 라떼'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오트 밀크로 만든 음료를 선보인 바 있다.
이외에도 코카-콜라사의 RTD(Ready-To-Drink) 커피 브랜드 조지아는 귀리의 고소한 풍미를 담은 디카페인 커피,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를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러한 귀리 음료의 인기는 일찍이 유럽에서 먼저 일어난 바 있다. 귀리 음료 전문 기업 오틀리(Oatly)는 2018년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 지난달에는 미국 주식시장(나스닥)에 상장하며 회사 가치가 전년 대비 6배 커졌다.
한편 귀리 음료가 인기를 모으면서 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럽 내 대표적인 귀리 생산지로는 러시아, 폴란드, 핀란드 등이 꼽힌다. 특히, 핀란드인들에게 귀리는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귀리는 핀란드 1위 작물로 핀란드는 전세계 귀리 수출량 2위 국가이다. 유럽연합(EU) 전체 생산의 13%를 차지한다.
귀리 음료는 일반 우유 대비 칼로리와 당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동물성 우유를 마실 때 속이 불편하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편하게 음용할 수 있다. 귀리에 들어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β-glucan)’은 체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비만과 관련된 성인병 예방에 효과를 보인다.
또한, 귀리는 젖소를 키워 우유를 생산하는 것보다 초지가 적게 들고, 다른 식물성 음료 재료인 아몬드나 쌀보다 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필요해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으로도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