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계절, 겨울이다. 집안 곳곳에 젖은 빨래를 걸어두었음에도 코가 간지럽고 입술이 갈라진다.
가습기는 이 같은 건조함을 완화해줄 수 있는 겨울철 필수 가전으로 꼽힌다. 하지만 막상 구매를 하려고 결심하고 나면 뭘 골라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만 보고 덜컥 사게 되면 후회하게 십상이다.
가습방식과 용량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우리 집에 딱 맞는 제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가습방식에 따라 가습기를 관리하는 방법도 다르므로, 가습기 관리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1인가구라면 내게 어떤 제품이 어울릴지 먼저 따져보도록 하자.
먼저 집 혹은 방 면적에 맞는 가습량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가습량은 가습기가 1시간 작동되는 동안 분무되는 습기의 양을 의미한다. 가습량이 작은 제품을 사용하면 가습기를 사용해도 적정 습도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공기청정협회가 발간한 따르면 아파트 공간 4평의 적정 가습능력은 200mL/h, 10평은 500mL/h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가습기는 크게 4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첫 번째 기화식 가습기는 젖은 빨래를 널어놓는 것과 비슷한 원리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필터나 디스크 등 습윤매체를 통해 물을 증발시켜 가습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넓은 범위까지 습도를 조절할 수 있고 안전한 데다 전력 소모도 적다. 대신 주기적인 필터교체가 필요하며 가습속도도 느려 국내에서는 인기가 그리 많진 않은 편이다.
국내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초음파식 가습기는 초음파 진동자를 이용해 물에 진동을 일으켜 물 표면의 미세한 입자들이 공기 중으로 튀어나오는 방식이다. 가습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며 전력소모도 낮은 편.
다만 넣은 물을 그대로 내보내기 때문에 분무 온도가 낮아 실내온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매일 물을 교체하고 2~3일마다 세척해야 한다.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균 번식 가능성이 높다.
전열식(가열식) 가습기는 전기포트에서 물이 끓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쉽다. 전기 히터로 물을 가열하면서 발생하는 증기를 이용해 습도를 높인다. 물을 끓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살균효과가 우수하며 비교적 넓은 공간의 습도를 조절하기 용이하다.
다만 뜨거운 증기를 뿜어내기 때문에 화상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전력소모가 많은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복합식 가습기는 초음파식의 편의성과 가열식의 살균효과를 모두 가지고 있는 방식으로 최근 많이 판매되고 있다. 40~70℃ 정도로 물을 가열한 뒤 초음파를 이용해 방출해 저온 살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세균번식의 위험이 있어 위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품별 관리방법 외에 가습기 사용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주의사항들도 미리 숙지해두자.
일반 가습기와 사용자 간의 적정 거리는 2~3m다. 간혹 침대 머리맡에 가습기를 설치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경우 물방울 입자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작은 방에서 가습기를 사용한다면 방문을 열어두는 것을 권장한다.
세균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물은 반드시 하루 1회 이상 교체해야 하며, 바짝 말린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정수된 물이나 이온수보다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이 세균 억제에 도움이 되며 한 번 끓였다가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어도 2~3일에 한 번씩은 식초나 중성세제로 세척하는 것을 추천하며, 세척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잘 닦아내 건조한 상태에서 다시 사용하도록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3시간 이상 가습기를 사용하면 세균번식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장시간 사용은 자제하는 것을 추천하며 중간중간 창문을 열어 10분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