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가사 및 돌봄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년층 여성 1인가구의 가사·돌봄시간은 일평균 160분 이상으로 전체 1인가구 여성 중 가장 긴 시간을 소요하고 있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통계청의 2019년 생활시간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조사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대별로 본 홀로라이프: 생활시간조사와 여성 1인가구의 삶’ 보고서를 발간했다.
■ 1인가구, 연령대 높아질수록 성별분리 현상 나타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1인가구는 남성 1인가구에 비해 자기관리나 휴식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인가구의 평균수면시간은 약 8시간19분으로, 남성(8시간4분)보다 많았다. 자기관리 시간 역시 1시간51분으로 남성(1시간25분)보다 길었다.
일과 가정생활 영역의 성별분리는 주로 남녀 배우자가 동거 중인 가구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현상이지만 1인가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관찰됐다. 여성 1인가구는 가사 및 돌봄시간이 평균 2시간 13분으로 남성(1시간16분)보다 1.75배 많았다.
반면 노동시간에서는 남성이 4시간59분, 여성이 3시간2분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64배 길었다.
성별 및 세대별 1인가구의 시간 사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청년층(19~34세)은 대체로 남녀 평균적 시간사용이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큰 격차는 없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수면이나 식사, 자기관리 등 자기돌봄과 건강유지 관련 활동시간이 길었다.
청년층 여성 1인가구는 전체 집단 중 가장 정적 여가시간이 짧았다. 또 가사 및 돌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유급노동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더 길었다.
그러나 중장년층(35~64세), 노년층(65세 이상) 등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은 수면 및 자기관리, 가사 및 돌봄 시간이 긴 반면, 남성은 노동시간이 길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노년층 여성 1인가구의 가사·돌봄 시간은 일평균 2시간41분으로 전체 1인가구 여성 중 가장 긴 시간을 소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여가시간은 많은데..1인가구 여가빈곤상태?
여성 1인가구는 남성보다 사회적 교제활동, 종교·의례활동, 개인취미·여가·교양학습·유흥 등의 활동에 소요하는 시간이 길었다.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온라인·PC·모바일 게임, 미디어시청 등 미디어매개 여가활동과 스포츠 활동시간, 흡연시간이 더 길었다.
1인가구와 비1인가구 간 차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1인가구는 비1인가구보다 화상·음성·문자·메일 등을 통한 비대면 교제활동을 갖는 시간이 더 긴 편이었다. 특히 청년층 여성 1인가구는 하루 평균 약 19분을 소요하면서 전체 집단 중 가장 비대면 교제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었다. 반면 대면교제를 가장 활발히 하는 집단은 일평균 46분의 노년층 여성 1인가구였다.
노년층 남성 1인가구는 전체 집단 중 미디어 이용에 의한 여가활동이 가장 길었으며, 노년층 여성 1인가구는 하루 중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평균 28분으로 최장시간이었다.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1인가구가 비1인가구보다 장시간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음에도 여가의 질적 측면에서는 여가내용이 풍부하거나 사회문화적 다양성이 높은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1인가구, 특히 노년층 1인가구는 비1인가구보다 여가빈곤 수준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인가구의 혼자 있는 시간 분포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노년층으로 갈수록 대체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노년층 남성 1인가구는 평균 8시간34분으로 나타나 전체 성별 및 세대별 집단 중 혼자 있는 시간이 가장 길었다.
청년층 1인가구는 남성과 여성 모두 평균 3시간56분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비슷했지만, 중장년층에서는 여성(5시간43분)이 남성(5시간13분)보다 30분가량 길었으며 노년층에서는 반대로 여성이 남성보다 30분가량 짧았다.
시간대별 혼자 있는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1인가구는 남성 1인가구보다 타인과 동반하는 활동시간이 낮시간대에 집중돼 있다. 반면 저녁~심야시간대는 혼자 있는 비율이 높아 타인과 함께 있는 활동시간대는 남성보다 짧았다.
연구진은 “청년층 여성 1인가구는 심야~새벽시간대에 혼자 있는 비율이 높으므로 거주지 주변의 안전한 환경 조성이 중요한 이슈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