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등록을 중단하기만 해도 2050년 석유수입은 40.2% 감소하고, 반대급부로 국내총생산(GDP)이 0.26% 늘면서 일자리도 5만 7천 개 정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탈내연기관 시점을 2030년으로 5년 더 앞당기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지고 과실을 거두는 시점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의 경제 컨설팅 전문기관인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Cambridge Econometrics)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의뢰로 한국이 2030년 또는 2035년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할 경우 각각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 '한국 탈내연기관 정책의 경제환경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온실가스 감축 및 미세먼지 저감 외에도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편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에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은 두 시나리오 사이에 편차가 크지 않지만, 2030년에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은 두 시나리오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두 시나리오가 2030년에 나타낼 파급효과를 보면, 윤 당선인이 공약한 2035년 신규 내연기관 판매 중단 시나리오의 경우 석유 수입량이 16.1% 줄지만, 2030년 판매중단 시나리오에서는 26.0% 줄어든다. 2030년 판매중단 시나리오가 2035년 시나리오보다 60% 정도 더 많은 석유 수입량 감소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로 인한 누적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각각 5700만 톤, 8700만 톤에 이른다.
내연기관차 판매가 중단되면 전기차 전환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도 예상된다. 주유비 지출이 없어지고 전기차 가격도 하락하면서 차량구입비를 포함한 교통비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계소득 증가 효과는 상품 및 서비스 지출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파급된다.
이로 인한 2030년 시점의 GDP 증가율은 2030년 판매중단 시나리오의 경우 0.19%로 분석됐다. 2035년 판매중단 시나리오 0.12% 포인트보다 0.07% p 높다.
탈내연기관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산업 전체로는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의 모델링 분석 결과, 내연기관 산업 자체에서는 일자리 감소가 발생하지만, 주유비 감소 등으로 늘어난 가계소득이 다른 소비 지출로 이어지면서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2035년 내연기관 판매 중단 시나리오의 경우 2만 7천 개, 2030년 시나리오에서는 4만 개의 일자리가 순증한다.
한편 2050년에 나타나는 영향은 두 시나리오 모두 비슷하게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 수입량의 경우 2030년 탈내연기관 시나리오에서 40.5%, 2035년 시나리오에서는 40.2% 감소하고, 이로 인해 누적 이산화탄소 감축량은 각각 9억 3천2백만 톤, 8억 1백만 톤으로 분석됐다.
두 시나리오 모두 현재 정책 시나리오에 비해 자동차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98% 이상 감축하는 것이다. 일자리도 2030년 판매 중단 추진시 최대 5만 9천 개, 2035년 판매 중단 추진시 5만 7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된다. 2050년 GDP 증가 효과는 2030년 시나리오에서 0.27%, 2035년 시나리오에서 0.26%이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이번 연구로 전기차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감소 효과 같은 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GDP 증가, 가계소득 증대와 순고용 증가 등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익이 크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전력의 탈탄소화와 내연기관 퇴출이 함께 한다면 더 큰 경제적 편익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 전 세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윤석열 당선인도 빠른 내연기관 등록 금지 및 EURO7 도입 공약을 이행해 수송부문의 탈탄소를 서두르고, 이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노동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 대책을 마련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