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메일계의 노션 오나? 미국에선 벌써 핫하다는 업무툴 '쇼트웨이브' 사용기 
[체험기] 메일계의 노션 오나? 미국에선 벌써 핫하다는 업무툴 '쇼트웨이브' 사용기 
  • 김다솜
  • 승인 2022.04.07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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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노션의 첫 등장은 꽤 센세이션했다. 기존에도 에버노트, 구글킵 등 비슷한 기능을 갖춘 메모 앱은 있었지만, 이처럼 직관적이면서도 편리하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한 앱은 없었던 탓이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노션은 빠르게 대세로 자리 잡으며, 현재는 2500만여명의 이용자를 보유 중이다. 

그리고 얼마 전, 노션의 고향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메일(G-mail) 기반의 앱 ‘쇼트웨이브(Shortwave)’가 탄생했다. IT 전문매체인 더버지(The Verge)를 비롯해 각종 외신들은 출시와 동시에 이 앱을 주목했다. 이유는 무엇인지, 직접 써보기로 했다. 

ⓒshortwave
ⓒshortwave

■ 사용해보니, 어때? 

쇼트웨이브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구글 지메일 기반의 이메일 앱으로, 지메일과 연동된다. 다시 말해 기존 지메일을 쇼트웨이브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고 나면, 지금까지 익히 봐왔던 지메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이메일함이 나타난다. 쇼트웨이브의 기본 메뉴는 ▲인박스(Inbox) ▲스누즈(Snoozed) ▲던(Done) ▲워크스페이스(Workspaces)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처음 이메일을 연동하면 최근 3개월 간 지메일로 받은 이메일이 모두 인박스, 즉 받은편지함 안으로 연동돼 들어온다. 이메일은 쇼트웨이브에서 날짜별, 수신자별 등으로 자동 분류된다. 지난 7주간,  3월, 2월 등 월별로 크게 한 번 분류하고, 그 안에서도 소셜, 프로모션 등 이메일의 성격에 따라 묶이는 것이다. 

필자는 사실 지메일 서비스가 개인적으로 편리하지 않다고 생각해, 지메일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필자가 지메일로 받는 이메일은 전부 안드로이드 혹은 유튜브 서비스 관한 알림 메일뿐이었다. 

국산 포털에서 제공하는 이메일 서비스보다도 예쁘지 않다는 점도 지메일 사용을 꺼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 점에서 쇼트웨이브는 깔끔하고 정돈된 듯한 첫인상 하나만으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필자의 지메일 메일함(위)과 쇼트웨이브 메일함
필자의 지메일 메일함(위)과 쇼트웨이브 메일함

묶인 메일은 ‘스레드(threads)’로 표현된다. 가령 수신인 ‘A’가 보낸 메일이 2개 있다면, A 묶음 안에 스레드 2개가 생긴다. 스레드를 클릭하면 2개의 메일 제목이 보이고, 이 중 하나를 클릭하면 메일 상세 내용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중요한 스레드이거나 메일은 핀(Pin) 아이콘을 눌러 상단에 고정시킬 수 있으며, 추후 다시 열어봐야 하는 경우라면 시계모양의 스누즈(Snooze) 아이콘을 통해 알람 설정도 가능하다. 만약 메일함에서 더 이상 확인할 필요가 없다면, 체크모양의 ‘던(Done)’ 아이콘을 눌러 던 메일함으로 보낸다. 

만약 자동으로 묶이지 않거나, 따로 묶고 싶은 메일이 있다면 내가 따로 스레드를 만들 수도 있다. 새로 만든 스레드에는 ‘커스텀 번들(Custom Bundle)’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이름 역시 사용자가 따로 지정하면 그만이다. 

한 번이라도 이메일을 보낸 사용자는 좌측 ‘컨버세이션(Conversation·대화)’ 영역에 추가된다. 자주 대화하거나 중요한 대화는 ‘페이보릿(Favorite·즐겨찾기)’로 올릴 수도 있다. 

쇼트웨이브를 사용하며 또 한 가지 정말 편리하다고 느낀 건 모든 영역에서 드로우 앤 드롭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통상적으로 메일 리스트는 시간순으로 정렬만 가능하지만, 쇼트웨이브에서는 시간과 관계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손쉽게 순서를 변경할 수 있다. 

이메일을 주고 받는 방법도 꽤 매력적이었다. 쇼트웨이브 안에서 이메일은 메신저의 대화처럼 보인다. 기존 이메일은 메일 하나하나가 창으로 구분되지만, 쇼트웨이브는 주고 받는 메일 모두가 하나의 창으로 묶인다. 덕분에 굳이 전체답장 기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어떤 대화를 나눴었는지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메일 주고받기 예시
메일 주고받기 예시

 받은 메일에서 특정 문구에 대한 답을 하고 싶을 때 해당 문구를 드래그하면, 인용 메뉴가 나타나는 점도 편리했다. 메뉴를 클릭하면 바로 굳이 복사 붙여넣기를 하지 않아도 바로 메일 작성 창에 해당 문구가 나타난다. 

쇼트웨이브는 별도의 워크스페이스를 제공한다. 워크스페이스 안에서 주고 받은 이메일은 인박스에서도 볼 수 있다. 다만 인박스에서 완료 처리를 하더라도 워크스페이스에서는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이메일 작성 시 글자 꾸미기, 목록 생성, 파일 첨부, 링크 생성 등 기본적인 기능은 당연히 사용가능하다. 이외에도 인용구 작성, 지피(GIPHY)를 통한 움짤 및 이모지 첨부를 할 수 있다. 

 

■ 사용해보니 조금 아쉬운 점도 

다만 아쉬운 점은 지메일 기반이기 때문에 다른 이메일과는 연동이 안 된다는 점이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른 이메일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는 앱이었다면 아마 사용 중인 모든 이메일을 쇼트웨이브와 연동했을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한글지원이 안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선 한글지원이 안 된다는 점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메일 검색을 할 때 한글 검색이 안 되는 것은 불편했다. 

이외에 이메일 삭제를 지원하지 않아 완전한 삭제를 필요로 할 땐 지메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나 이메일 수발신인의 이름을 별도 지정할 수 없는 점, 별도의 스팸 신고 처리가 불가능한 점 등도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쇼트웨이브 구독요금 ⓒshortwave
쇼트웨이브 구독요금 ⓒshortwave

쇼트웨이브는 무료로도 사용 가능하다. 단 무료 사용자에게는 최근 3개월 간의 이메일만 불러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개월보다 더 이전의 메일을 가져오려면 월 9달러의 구독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쇼트웨이브는 PC와 안드로이드, iOS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단 아직 베타버전이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버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아닌 쇼트웨이브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