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1인가구 19.8%에 달해..'주거부담 커' 맞춤형 정책 부족 지적
장애인 1인가구 19.8%에 달해..'주거부담 커' 맞춤형 정책 부족 지적
  • 정단비
  • 승인 2022.05.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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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장애인 1인가구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1인가구는 약 584만 가구로 전체 가구와 29.3%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의 주된 가구유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가구유형의 변화는 장애인 가구도 다르지 않다. 비장애인 가구의 1인가구 비율이 더 높지만 장애인 가구 중 1인가구 비율도 19.8%로 나타나 장애인 1인가구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 1인가구 중 고령층 비율은 2011년 56.5%에서 2020년 61.9%로 증가했다.

2020년 장애인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은 27.2%, 약 71만 3천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1년(17.4%)보다 약 10%p 증가한 것이다. 장애인 1인가구의 61.9%가 65세 이상 노인이었는데, 이 역시 2011년 56.5%에서 크게 증가했다.

서울시 18~64세 중증 지체·뇌병변 장애인 중 1인가구는 2018년 기준 16.4%이다. 또 장애인 1인가구는 여성이 2017년 51.8%로 장애인 다인가구보다 10.7% 높게 나타났다. 장애인 다인가구의 남성 비율이 58.9%임을 고려할 때 장애인 1인가구에서 여성장애인이 다수라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2017년 발달장애인 전수조사를시작으로 매년 장애 유형별로 중증장애인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2018년 서울시 중증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서울시 중증 지체장애인의 20.6%(1,593명), 뇌병변장애인의 11.2%(677명)가 혼자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1인가구, 사회적 관심·제도적 지원 '급선무'

정책수요 급증·가능성에도 장애인 1인가구 특성 고려한 정부·서울시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연구원의 '장애인 1인가구, 주거지원 확대하고 지원기준 정립, 지원체계 구축 필요'에 따르면 고령화로 가족돌봄 곤란, 탈시설화 정책 등으로 장애인 1인가구 지원정책이 시급하다.

최근 통계청은 '2020 통계로 보는 1인가구' 보도를 기획·발표하면서 각종 국가승인통계를 활용해 성, 연령, 지역, 귀촌, 다문화 1인가구 규모를 산출하고 주거,고용,소득·소비 등 주요 영역별로 1인가구의 삶을 조명하기도 했다.

장애인 역시 고령장애인의 증가와 더불어 장애인 보호자의 고령화 때문에 가족에 의한 돌봄이 불가능한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탈시설 및 자립 지원정책으로 장애인들의 지역사회 거주가 늘어나면서 장애인 1인가구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 가구 전반에서 나타나는 사회적·경제적·심리 등의 복합적 취약성을 고려할 때 장애인 1인가구의 정책 수요는 더욱 심각하게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 정부와 서울시의 1인가구 정책을 살펴보면 생애주기별·성별·상황별로만 구분하고 있어 장애인을 위한 별도 정책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인 1인가구, 서울시 정책에서 '관심 밖'이다.

서울시, 1인가구 겨냥한 다양한 정책 시행 불구 장애인 1인가구 정책은 '부족'하다.

서울시는 2016년 '서울특별시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가구 지원 기본 조례'를 전국 최초로 시행했고 2019년 '서울시 1인가구 지원 기본계획(2019~2023년)'을 수립했다.

'서울시 1인가구 지원 기본계획(2019~2023년)'은 1인가구의 사회적 고립 예방, 사회적 관계망 확대, 안전하고 자립적인 삶 지원과 사회적 존중 인식 확산 등 사회적 관계망 회복이 중심이었다.

이후 정부는 '1인가구 중장지 정책 방향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고, 2021년 서울시는 '1인가구 특별대책본부'를 출범해 1인가구 정책사업을 제구조화하고 신규사업을 발굴해 '서울시 1인가구 안심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또 서울시는 '서울 1인가구 포털'인 '서울시 1인가구 PLATFORM:씽글벙글 서울'을 개설해 1인가구와 관련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생애주기별, 성별, 상황별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1인가구 정책은 크게 안전, 주거, 경제,일자리, 외로움, 질병 등 5개 영역으로 상활을 구분해 세부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생애주기별, 성별, 상황별로 '장애'와 '장애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있으며 장애인 1인가구 정책은 중증장애와 최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정책사업이 질병 영역에 포함되어 있다. 

장애와 무관하게 1인가구라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장애인 1인가구가 가진 특성을 고려한 정책 접근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자치구별로 1인가구 지원센터가 있지만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 치중하는 실정이다.

1인가구 지원 대책은 자치구별로도 차이가 있다. 서울시 1인가구 지원조례가 2016년 제정되고 2019년부터 1인가구 종합지원계획에 근거해 일부 자치구는 1인가구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초구를 포함해 21개 자치구는 1인가구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서초구와 강남구를 제외한 센터 대부분은 건강가정지원센터 내 부설기관으로 소규모 인력이 가족관계 회복이나 사회적 관계망 형성 위주의 사업만 운영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인가구 지원전달체계 개선' 사업을 시행해 시가 직접 1인가구 지원센터의 지원, 총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인가구 지원센터도 사회적 관계망 지원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대상자 특성별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1인가구를 위한 전문 상담을 하는 등의 기능적인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장애인 1인가구 지원사업, 일부 대상·영역에 한정된다.

장애인 복지정책은 장애유형·정도와 더불어 1인가구 특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장애인 복지정책은 소득, 돌봄, 주거, 안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인을 위한 소득지원 정책은 국가정책인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 국민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등이 있으며 돌봄정책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있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장애유형과 정도에 따른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혼자 생활하는 장애인 가구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장애인을 위한 주거정책으로 '서울시 장애인지원주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지원주택은 2019년부터 본격 추진된 사업으로 탈시설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주거 공간과 통합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사회 통합 및 주거서비스를 실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대상자는 자가 또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장애인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주거상담, 일상생활 관리, 의료관리 등 주거유지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주거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장애인 주거 개선사업이 있다.

서울시 장애인 1인가구 지원사업은 중증장애인 대상 안전관리 수준에서 제공한다.

서울시의 장애인과 관련된 1인가구 지원사업은 질병 영역의 '독거 중증장애인 응급안전 알림서비스 운영'과 '독거 최중증장애인 대상 서울형 활동지원서비스'가 있다.

이들 사업은 화재 등 응급상황에 대비해 응급안전알림장비를 설치하고 모니터링 및 대응 조치를 하거나 활동지원시를 집으로 파견해 장애인의 활동 정도에 따라 시에서 추가적으로 월 120~350시간 내 일상행활 지원서비스를 차등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장애인 1인가구 지원사업은 중증장애인만 제공되는 안전관리 수준의 사례관리 사업 위주이다.

한편 장애인 1인가구는 다수가 단독주택·반지하에 거주하고 있으며 '주거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응답했다.

장애인 1인가구는 단독주택 거주비율이 58.9%로 다인가구(32.8%)보다 높았다. 주거 위치에서는 반지하와 지하,옥탑 거주 비율이 1인가구는 25.0%로 다인가구(6.9%)에 비해 4배 이상 높아 거주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1인가구는 다인가구(15.6%)보다 월세 비율이 45.6%로 높아 집세, 관리비 등 주거비 관련 지출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 1인가구의 주된 소득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급여가 30.4%, 별거가족 친척 지원이 27.7%였다. 다인가구에 견줘 가구주 소득보다는 공적, 사적 이전소득 비율이 월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1인가구의 월평균 총 가구소득은 94만원, 한달 최소 생활비는 87만원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1인가구의 주관적 건강상태, 정신건강은 장애인 다인가구보다 더 취약했다.

장애인 1인가구는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63.4%로 다인가구(48.2%)보다 높았다. 또한 장애인 1인가구의 만성질환 보유 비율은 90.2%로 매우 높았다. 일상생활에서 1인가구의 건강관리가 다인가구에 비해 취약함을 알 수 있다.

정신건강과 관련해 장애인 1인가구는 슬프거나 절망을 느낀 경우가 24.1%로 다인가구(16.5%)보다 높았고 자살 생각을 해본 적이 있거나 시도한 적이 있다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불안이나 우울하다고 느끼는 비율도 장애인 1인가구(41.1%)가 다인가구(34.8%)에 비해 높았다.

더불어 서울시 중증 지체, 뇌병변 장애인은 가구규모와 관계없이 서울시가 해야 할 우선 정책으로 경제적 지원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1인가구는 전체가구에 비해 의료 건강서비스나 일상생활 지원서비스 욕구가 다소 높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 1인가구도 혼자서 건강이나 일상생활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 1인가구 일상생활 지원은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확대'요구가 1위다.

낮 활동을 위한 필요 지원 역시 가구규모와 관계없이 활동지원서비스 제공시간 확대가 가장 높았지만 1인가구(지체장애인 32.5%, 뇌병변장애인 31.6%)의 욕구가 전체가구(지체장애인 21.8%, 뇌병변장애인 25.2%)보다 다소 높았다. 장애인 1인가구는 이동상의 불편함이 크다 보니 장애인 콜택시 확대 욕구도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자료=서울연구원 '장애인 1인가구, 주거지원 확대하고 지원기준 정립, 지원체계 구축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