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배달 NO, ‘집밥 일주일’ 도전해봤다 
[오늘 뭐 먹지?] 배달 NO, ‘집밥 일주일’ 도전해봤다 
  • 김다솜
  • 승인 2022.05.0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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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써오던 가계부를 뒤적거리다 깜짝 놀랐다. 혼자 먹는 데 쓰는 돈이 엄청난 규모로 불어 있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중인 데다 최근 몇 달간 약속도 거의 없어서 집에만 있었는데도 식비로 들어간 돈이 엄청 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혼자 하는 챌린지로 일주일 간 배달 안 시키기에 도전해봤다.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 싶어 스스로 하루 한 끼 이상 집밥 요리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도전에 앞서 일주일 식단을 미리 정했다. 메뉴는 쉽게 요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메뉴들을 먼저 고르고 포털 블로그에서 레시피를 검색해 재료와 난이도를 살펴 괜찮을 만한 것들로 골랐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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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간 뭘 먹었나?

도전 첫 날이었던 수요일 점심은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계란을 삶는 동안 양념장을 만든다. 양념장 재료로는 고추와 식초, 올리고당, 진간장, 다진 마늘 등을 사용했다. 이어 소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후 그릇에 담고 양념장과 고추장, 삶은 계란을 얹으면 끝난다 전체적인 소요시간은 짧았지만, 양념장 만드는 게 꽤 귀찮게 느껴졌다. 

저녁은 김치볶음밥이었다. 파기름을 먼저 내고 김치를 잘게 썰어 넣은 뒤 잘게 썬 김밥햄을 함께 볶아준다. 어느 정도 잘 볶아졌으면 밥 한 공기를 넣고 볶다가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시다를 살짝 뿌린다. 계란후라이를 얹으면 맛있지만, 귀찮아서 참기름으로만 마무리를 했다. 

목요일 점심엔 된장찌개를 끓였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잘게 채 썬 무를 넣고 볶는다. 무가 약간 흐물해지면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넣고 함께 볶다가 고기에 빨간색이 보이지 않을 때쯤 된장과 고추장을 2:1 비율로 넣어 전체적으로 잘 버무려준다. 이후 쌀뜨물을 넣고 팔팔 끓이면 끝이다. 

일을 해야 했기에 밥에 된장찌개만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날 저녁은 에어프라이어에서 구운 돈가스와 먹다 남은 된장찌개를 함께 먹었다. 

살치살과 파스타
살치살과 파스타

평소보다 바빴기에 금요일은 점심을 건너뛰고 저녁에 파스타를 만들었다. 올리브유와 소금을 넣은 물에 면을 먼저 삶고 마늘과 양파를 썰어둔다. 삶은 면은 불지 않게 채로 옮겨 물기를 빼는데, 남은 면수는 버리지 말아야 한다.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서 마늘과 양파를 먼저 익히고 말린 베트남고추도 잘게 부셔 넣는다. 원래는 페퍼론치노를 사용해야 하지만, 베트남고추가 조금 더 싸서 이걸 사용하고 있다. 이후 면을 넣고 볶다가 면수로 간을 맞추고 치킨스톡으로 감칠맛을 더한다. 살치살을 구워 곁들여 먹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됐다. 

순두부찌개와 시판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순두부찌개와 시판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주말부터 월요일까지는 국·찌개를 끓여 점심부터 저녁까지 먹었다. 토요일은 순두부찌개였다. 다진 고기와 양파를 냄비에서 볶다가 시판 순두부찌개 양념을 붓고 물을 추가한다. 물이 끓으면 순두부와 청양고추, 파 등을 함께 넣으면 끝난다. 

일요일은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먼저 볶다가 김치를 넣는다. 이후 물을 추가하고 팔팔 끓이다가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다시다를 넣어 감칠맛을 더했다. 물 대신 사골육수나 사골 즉석국을 넣으면 더 맛있는데,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월요일은 미역국을 먹었다. 국거리용 소고기와 다진 마늘을 참기름에 볶다가 미역도 함께 볶는다. 이후 쌀뜨물을 추가하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끝이다. 오래 끓일수록 식감도, 맛도 좋아지기에 약불에 올려놓고 30분 정도 끓여 준 후 먹었다. 

삼겹살.
화요일 저녁으로 먹은 삼겹살

화요일쯤 되니 조금 귀찮아졌다. 점심은 시판 후리가케를 넣은 주먹밥을 만들어 먹었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으니 저녁은 삼겹살이었다. 삼겹살 위에 블랙페퍼를 뿌려 30분 정도 놔둔 뒤 에어프라이어에서 190도에서 10분 정도 굽다가 180도에서 마늘과 양파를 넣고 5분 정도 더 구워주면 된다. 

 

■ 집밥 해먹기 도전해보니 

장보기 물가 자체가 비싸다 보니 식비 측면에서는 기대했던 것보다 드라마틱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배달 음식을 주로 먹을 때 주 식비가 10만원 수준이었다면, 7~8만원 정도로 내려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다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거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딱히 건강식을 먹은 건 아니지만 건강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좋았다. 음식점에서 제시한 식사량이 아니기에 필요 이상으로 과식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리도 나름 재밌었다. 음식을 해먹는 것보다 매 끼니마다 설거지를 해야 하는 점이 개인적으론 더 힘들었다. 고무장갑을 안 끼는 것도 아닌데 부쩍 손이 건조해졌다. 

하지만 ‘배달 시키면 되지’라는 생각이 없어지니 설거지를 미루지 않고 할 수 있었다.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방치하는 일도 줄고 설거지를 할 때마다 주방 청소를 하다 보니, 배달을 시킬 때보다 주방을 훨씬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