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한동안 찾을 수 없었던 해외여행 예능 프로그램도 브라운관에 복귀할 채비를 마쳤다. JTBC는 다음 달 3일부터 미국을 배경으로 한 ‘플라이 투 더 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MBC는 한국 전통 아이템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도포자락 휘날리며’의 첫 촬영 소식을 알렸다.
일반 여행객들 역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모습이다. 한국문환관광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 문화·관광·콘텐츠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방한 외국인은 작년 동월대비 29.7%, 해외 출국 국민은 96.6% 각각 증가했다.
최근 HR테크 기업 인크루트는 성인남녀 9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78.4%가 여름휴가를 갈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23.6%는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작년 인크루트의 같은 조사에서 8.7%였던 것에서 14.9%p로 오른 것이다.
여행 플랫폼 트리플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의 국제선 항공권 검색 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괌, 다낭, 사이판 등 근거리 휴양도시 검색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남아 대표 여행지인 필리핀의 검색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트리플에서 검색된 필리피 주요 휴양지 항공권 지표는 3월 동기대비 세부 475%, 보라카이 151%, 보홀 667% 등 크게 증가했다. 세 도시 전체의 검색 증가율 역시 평균 304%에 이른다.
여행 수요 급증에 관련 업계도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15일부터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시작, 지난 15일 베트남 다낭 여행상품은 방송에서 약 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6월부터는 본격적인 여행 상품을 판매할 예정으로 다양한 구성의 해외여행 상품을 매주 선보인다.
신라면세점은 하나투어와 함께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에게 신라면세점의 서울점, 인천공항점, 제주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과 멤버십 혜택을 중복 지급하기로 했다. 이벤트는 8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3일부터는 해외여행 후 귀국시 방역절차가 간소화 됨에 따라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입국 전 48시간 이내에 시행한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입국 24시간 이내 시행한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만 있어도 입국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자가검사키트 결과는 인정되지 않는다.
내달 1일부터는 입국 후 실시해야 하는 코로나19 검사 횟수도 2회에서 1회로 줄어들 예정이다. 만 18세 미만의 ‘접종 완료’ 기준은 ‘2차 접종 후 14일 경과’로 바뀌고, 접종자와 동반한 미성년자의 격리면제 대상 연령도 ‘만 6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현재 해외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여전히 비싼 항공권 값이다. 몰리는 여행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 국제선 운항 재개율이 낮은 탓에 수급 불균형이 심하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유류할증료의 인상까지 더해진 결과다.
실제 여름 성수기 런던, 파리 등의 왕복 항공권은 350만원까지 오르는가 하면,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역시 2년 전보다 2배가량 치솟았다.
다만 이 같은 문제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제선 운항을 이달 주 532회에서 다음 달 주 726회로 230회 늘리기로 했다. 각 항공사 역시 운항 중단 노선의 운항재개 및 운항 중인 노선의 증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오는 6월 유럽과 미주 노선 등을 중심으로 주 30회 이상 증편하고, 김포~하네다와 동남아 휴양지 노선 등 운항이 중단됐던 노선들에 대한 운항 재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로마, 파리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는 한편, 김포~하네다 노선의 운항도 검토 중이다. 제주항공은 같은 달 제주~방콕,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는 한편 인천~방콕·세부·마닐라 노선은 증편하기로 했다.
티웨이는 이달 말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국내 LCC 최초로 취항하고, 대구~다낭, 인천~다낭, 인천~방콕 노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에는 인천~나트랑, 인천~칼리보, 인천~클락, 대구~방콕 노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