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 오르면서 약 14년 만에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으로 전월대비 0.7%, 작년 5월보다 5.4%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보이다 3월 4.1%, 4월 4.8%를 기록했다. 이어 한 달 만에 0.6%p 더 올랐다. 가파른 상승세다.
5%대 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공업제품, 축산물, 외식 등 개인서비스 부문이 주도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올라 2008년 10월(9.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석유류가 34.8%로 가장 많이 올랐다. 경유(45.8%), 휘발유(27%), 등유(60.8%), 자동차용LPG(26%)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가공식품도 7.6% 올랐다. 빵은 9.1%에 달했다.
농·축·수산물 상승률도 4.2%를 기록했다. 전달(1.9%)에 비해 큰 오름폭이다. 돼지고기(20.7%), 수입쇠고기(27.9%) 등 축산물이 12.1% 올랐다. 이외에도 포도(27%), 배추(24%), 감자(32.1%) 등이 올랐다. 다행히 파(-48%), 사과(-22.7%), 고구마(-30.3%), 쌀(-11.2%), 양파(-15%) 등은 값이 내렸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9.6% 올랐다. 4월부터 요금이 인상된 영향으로 전기료(11%)와 도시가스(11%)가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비스 물가는 3.5%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0.7%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개인서비스가 5.1% 상승했다. 2008년 12월(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식 부문은 밖에 나가 밥먹기가 부담스러울만큼 큰 인상폭(7.4%)을 보였다.
집세도 2% 올랐다. 특히 전세(2.7%)가 월세(1%)보다 더 올라 전세집을 새로 구하거나 옮겨야하는 세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7% 상승했다.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농산물은 소폭 하락했지만 수입품 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축산물이 오르면서 농·축·수산물의 상승폭이 다소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