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가뭄 등 이상기후로 인해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닝아웃(Meaning-out) 트렌드가 널리 확산되는 추세다.
미닝아웃은 신념을 의미하는 meaning과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냄을 뜻하는 커밍아웃의 합성어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는 소비활동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광고나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경제활동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미닝아웃 트렌드의 확산으로, 보다 나은 경영철학을 가지고 ‘착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더 많아지는 모습이다. 환경에 대한 문제는 인식했으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가치소비기업들과 함께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 동구밭 팩토리
고체 화장품 및 생활용품 전문 스타트업 동구밭 팩토리는 성인 발달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 직원의 50% 이상이 발달장애 사원으로 구성돼 있다.
동구밭 팩토리는 2014년 발달장애인의 자립 문제 해결을 위해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도시 텃밭으로 시작됐다. 이후 발달장애인이 제품 생산과정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천연비누를 주요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 현재는 각종 고체 화장품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소셜벤처 기업으로 거듭났다.
동구밭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친환경 재료를 원료로 하며, 재활용 종이와 옥수수 전분 완충재를 활용해 제품을 포장하는 등 친환경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 어글리어스
농산물 정기배송 서비스인 어글리어스는 일명 ‘못난이 농산물’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못난이 농산물은 같은 땅에서 건강하게 자라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외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버려지거나 헐값에 처분되는 농산물을 말한다.
어글리어스는 이같은 농산물을 헐값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에 사들인다. 이후 유통 과정을 축소화해 비용을 줄여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 같은 싸이클을 통해 못난이 농산물 문제가 이벤트성으로 다뤄지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일상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필요 이상의 채소를 받지 않도록 가구원 수에 따라 적정량을 배송하며, 먹지 않는 채소 역시 사전에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채소의 사연과 보관법, 활용 레시피 등이 담긴 리플렛을 함께 보내 건강한 채소 섭취를 돕는다.
◆ 닥터노아
닥터노아는 대나무 칫솔을 주력으로 각종 구강 관리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대나무를 공정한 가격에 구매해 대나무 생산지 내의 빈곤층 거주지에 공장을 설립, 여성 일자리 제공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자립 모델을 만들고 있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면서도 칫솔의 본질인 구강관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닥터노아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칫솔보다 뛰어난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가진 대나무 칫솔을 만들어 모든 플라스틱 칫솔 제조사들이 대나무 칫솔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닥터노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150만개 이상의 대나무 칫솔을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해 2만6234kg의 플라스틱을 대나무로 대체했다. 닥터노아는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 ‘1% 포 더 플래닛(1% for the planet)’을 통해 2억5000만원 이상의 자금을 기부하는 등 소셜벤처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GS리테일 ‘달리살다’ & 효성티앤씨 ‘리젠’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친환경 행보를 걷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GS리테일이 만든 가치소비 전문 쇼핑몰 ‘달리살다’는 안전한 유기농 제품을 판매한다.
달리살다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비건, 친환경, 무보존료, 동물복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인증 등 안전 먹거리와 관련된 60여가지의 인증 중 한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우수 상품만 엄격히 선별된다. 달리살다 내 자체 멤버십 서비스와 GS포인트 사용 등으로 보다 합리적으로 쇼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리싸이클 섬유 ‘리젠(regen)’을 자체 개발했다. 리젠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다. 서울과 제주도, 여수광양항만공사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각 지역과 인근 바다에 버려진 페트병을 분리 수거해 재활용 섬유로 생산한다.
지난 5월에는 현대백화점 현대식품관 프리미엄 새벽배송 서비스 투홈의 친환경 보냉백에 리젠을 적용했으며, 4월에는 무신사가 리젠으로 만든 티셔츠와 양말을 출시하기도 했다. GS건설은 지난달 말까지 리젠으로 만든 조끼를 전체 현장근무자에게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