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로서의 삶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주거유형은 원룸이다. 자취를 시작한다면 당연히 원룸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보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쉐어하우스, 코리빙하우스 등 1인가구에 맞는 주거유형은 점점 더 다양화 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많은 유형의 선택지를 한 눈에 비교해볼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중개 앱은 유형별로 분류를 해놓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일일이 조건에 맞는 방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만약 유형별이 아닌 개인의 조건별로 집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네오플랫이 운영하는 앱 서비스 고방은 각종 주거유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서비스인지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네오플랫에 직접 물어봤다.
Q. 고방은 어떤 서비스인지 설명해달라.
A. 네오플랫이 운영 중인 고방은 1인가구가 자신의 특성에 맞는 주거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 서비스다. 우리 사회에는 1인가구에 적합한 여러 주거형태가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1인가구는 주거지를 선택할 때 원룸만을 선택지로 생각하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택지는 곧 힘이다. 많은 선택지를 가질수록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고방은 1인가구의 주거 선택폭을 넓혀 그들이 상황에 맞는 주거를 간편히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원룸텔, 쉐어하우스, 청년주택, 코리빙하우스, 룸메이트·하우스메이트, 직거래, 장기숙박 등 다양한 주거유형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 위클리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매주 1인가구에게 올바른 주거 선택을 위한 여러 지식과 정보를 제공 중이다.
Q. 어떻게 고방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나?
A. 대부분의 1인가구가 원룸이라는 정형화된 주거공간에 계약기간 1~2년이라는 조건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제약은 1인가구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자유로움’을 가로막으며, 그들이 주거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없게 만든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건 1인가구가 살 수 있는 다양한 주거 유형의 정보를 한 곳에서 모아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방을 찾기 위해선 사전에 자신이 거주할 지역과 함께 주거유형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가령 신촌역 인근의 방을 찾는다면 ‘신촌역 원룸’, ‘신촌역 쉐어하우스’, ‘신촌역 코리빙하우스’ 등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을 비교하기 전부터 어떤 주거유형에 살지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주거유형이 아니면 가격이나 시설 등을 비교할 방법이 없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경우 다른 좋은 옵션을 갖춘 주거 유형의 방을 검색조차 하지 못한다.
네오플랫은 이런 환경이 1인가구의 선택폭을 좁히고, 그들에게 부담스러운 주거 계약을 강요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양한 주거유형을 한 데 모아 1인가구의 주거 선택폭을 넓혀줄 서비스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의 고방을 기획하게 됐다.
Q. 주로 어떤 이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가?
A. 2030세대가 고방 이용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20대가 60%로 압도적으로 많다. 성비는 6:4로 여성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방이 주 타깃으로 하는 대상은 생애미혼을 준비하는 2030세대다. ‘생애미혼’이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증가 중인 라이프스타일로 일평생 결혼이나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살아가는 생활방식이다. 통계에 따르면 생애미혼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는 여성들의 경제력 증가와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근 나온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가구의 86%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중 5명 중 1명은 “앞으로도 평생 혼자 살 것”이라고 응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애미혼률은 꾸준히 증가해 2035년에는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우리는 ‘자유’와 ‘개인’의 가치가 중요해질수록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새롭게 생겨날 생애미혼자들이 주거문제 없이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Q. 고방이 기존의 다른 주거 플랫폼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특정 주거유형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 정보를 위치기반으로 제공함으로써 서로 다른 주거유형도 고객 본인의 조건과 상황에 맞춰 간편하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주거 플랫폼은 하나의 주거유형만을 서비스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주거 유형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건에 맞는 방이지, 조건에 맞는 ‘원룸’ 혹은 ‘쉐어하우스’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고방은 여러 종류의 방을 구분 없이 한 곳에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고방 지도에서 위치와 월세, 보증금, 계약기간, 성별 등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에 맞는 모든 종류의 방이 주거유형에 관계 없이 검색된다. 물론 특정 주거유형을 희망하는 경우에 대비해 유형별 필터기능 역시 제공 중이다.
Q. 고방에서 운영하는 위클리픽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목적으로 이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게 됐는지.
A. 위클리픽은 1인가구가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각종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인터넷에는 각종 정보가 넘쳐난다. 이에 최근에는 새로운 정보보다 알맞은 정보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현재 1인가구를 위한 각종 정책과 정보는 홍수처럼 밀려나오지만, 이를 모아주고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1인가구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음에도 여전히 좋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시선은 1인가구를 위축시키고 그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이런 시선을 타개하고 다양한 1인가구의 생활상과 가치관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아직까지는 콘텐츠를 모으는 단계이기에 독자들의 반응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긴 힘들다. 다만 매주 업데이트 되는 위클리픽의 평균 조회수가 1000회에 달할 정도로 초기 반응은 좋은 편이다. 콘텐츠를 재가공해 다른 채널에도 업로드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다. 실제 고방의 인스타그램 채널은 해당 콘텐츠들을 업로드한 뒤로 3개월 만에 팔로워 수가 400% 이상 증가했다.
Q. 현재까지 고방 이룬 성과는 어떤가?
A. 2018년에 정식 출시해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80만 건에 이른다. 월간 이용자 수는 10만명 이상을 기록 중이다. 거래 이후 사용되지 않는 부동산 앱 서비스 특성을 감안한다면 월간 이용자의 볼륨과 사용빈도가 꽤 높은 편인 것으로 판단한다.
고방 호스트 사이트에 등록된 지점 수는 약 8000개에 달한다. 지점 조회수는 월 평균 100만건 수준으로 한 달 거래된 비즈니스 규모는 2만여건에 이른다. 월간 거래규모로 보면 약 100억원, 1년을 기준으로 하면 고방에서 발생되는 추정 거래규모는 1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Q. 고방이 가진 미션은?
A. 우리의 미션은 ‘1인가구가 자기주도적으로 특성에 맞는 주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거 정보 서비스 외에도 청년주택 기능을 통해 1인가구에게 각종 정책·지원 정보를 알림과 함께 큐레이션해 제공한다.
영상촬영과 인터뷰를 전담하는 팀을 운용해 1인가구가 믿을 만한 라이브한 주거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며 커뮤니티, 서포터즈 등을 통해 1인가구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기 위한 방법도 기획 단계에 있다.
또 내부 커뮤니티를 개설해 우리가 미처 알려주지 못한 각종 꿀팁 정보를 서로 나눌 수 있도록 유도하며 1인가구끼리 서로 교류하며 강한 연대감을 갖도록 지원한다.
Q. 고방은 앞으로 어떤 길로 나아갈 계획인가?
A. 고방이 1인가구에게 유용한 앱을 넘어 1인가구를 지지하는 든든한 지원자로 거듭나길 바란다. 언젠가 1인가구라면 누구나 핸드폰에 설치돼 있는 필수 앱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제공 중인 1인가구 주거 정보와 더불어 1인가구 주거생활 전반에 관여하는 서비스로 나아가고자 한다. 또 1인가구와 가까워지기 위해 각종 마케팅과 브랜드 활동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Q. 고방이 추구하는 1인가구의 주거문화는 어떤 모습인가?
A. 현대의 1인가구가 과거 1인가구와 분명하게 다른 점은 ‘자발적’이라는 데 있다. 현대 1인가구의 상당수가 저마다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삶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는 1인가구를 약자로 취급하고 있으며, 이것이 1인가구의 각종 주거문제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1인가구가 사회적 약자 포지션에서 벗어나 자신의 철학대로 살아가는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선 1인가구를 둘러싼 각종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주거는 원룸과 아파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1인가구의 상당수가 울며 겨자먹기로 부당한 임대료와 정형화된 시스템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1인가구의 주거문제를 발생시키는 주 원인이다.
주위를 둘러 보면 1인가구가 선택할 수 있는 주거 유형은 다양하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기성의 불합리하고 딱딱한 주거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1인가구가 모든 가구 유형 중 가장 자유로운 유형이라고 믿는다. 혼자가족으로서 이들이 내재하는 가치는 응당 자유이기에 그들의 주거문화에도 자유가 깃들어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고방이 추구하는 1인가구의 주거문화이자 고방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