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빵도 피하기 어려워..‘밀크플레이션’ 우려 심화
커피도 빵도 피하기 어려워..‘밀크플레이션’ 우려 심화
  • 김다솜
  • 승인 2022.12.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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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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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대형 유업체들이 흰 우유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며 대부분 1리터당 2800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우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커피, 빵, 유제품 등의 가격도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우유 가격 인상은 원유 가격 상승으로부터 시작됐다. 낙농진흥회는 11월 원유 가격을 리터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49원 올렸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원유 가격을 리터당 3원씩 추가 인상키로 했다. 즉 내년부터는 원유 가격이 올해보다 52원 더 비싸지게 된다는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과거 원유 가격이 리터당 21원 올랐을 때 흰우유 가격은 약 200원 인상된 점을 고려해 내년 흰우유의 소비자 가격은 500원가량 올라 3000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우유 업체들이 인상 폭을 최소한으로 조정하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밀크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발효유, 치즈 등 유제품 가격이 먼저 오르고 이후 관련 제품의 가격이 차례로 영향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유를 사용하는 카페 역시 원유 가격 상승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랜차이즈 커피업계는 통상적으로 연 단위로 우유 공급 계약을 맺는데 지금 당장은 여파가 없어 보일지라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시점이 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우유값 인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원유 가격은 수요·공급에 따라 값어치가 매겨지는 일반적인 시장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원유가격연동제’를 통해 정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2008년 국내에서는 원유 값이 각각 14%, 20% 급등하는 이른바 ‘우유 파동’이 일어난 바 있다. 이어 2013년에는 구제역으로 인한 젖소 수 급감에 따라 낙농업 종사자들이 고사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을 막는 한편, 낙농업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했다. 해당 제도는 통계청 우유 생산비 지표와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유가공업체가 낙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즉 수요에 관계 없이 원유 생산비에 근거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인 것이다. 

올해는 사료 값 급등과 국제 유가 등 낙농가의 원재료 부담이 커진 것을 이유로 원유 가격 인상이 결정됐다. 

최근 정부는 낙농진흥회 이사회와의 논의 끝에 낙농제도개편의 세부 실행방안과 원유가격 조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다.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제도로, 원유 생산이 과잉일 경우 생산비가 증가해도 원유가를 인하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생산비 증가액의 -30%까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