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가구 비율이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수록 가구 단위의 소득불균형은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은행은 최근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 내 주요 가구소득 형성단계별 지니계수 분석 결과를 보면 국내 개인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547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국 평균(0.510)보다 높았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함을,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가리킨다.
개인 근로소득의 불평등은 28개국 중 8위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가구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로 주요국 평균(0.407)보다 낮았고 순위도 24위였다. 즉, 가구 단위의 소득 불평등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뜻이다.
고소득 개인과 저소득 개인이 결혼을 통해 중간소득 가구를 형성하는 경우 가구 단위 소득 불평등이 완화하는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효과가 주요국대비 더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소득동질혼 경향이 적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소득동질혼은 소득 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결혼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동질혼 지수가 1.16배로 분석대상국(평균 1.60배)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소득동질혼 지수는 무작위 소득동질혼이 소득과 상관없이 무작위로 하는 결혼보다 얼마나 빈번히 관측되는지를 배율로 측정한 지수다.
소득분위별로 비교해보면, 소득 10분위인 고소득 남녀가 결혼할 확률은 무작위 결혼의 2.2배로 주요국 평균(3배)보다 낮았다. 소득 최하위인 남녀의 결혼 비율 역시 1.2배로 주요국(1.9배)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소득동질혼 경향이 약한 것은 고소득 남성과 비취업·저소득 여성 간 결혼, 저소득·비취업 남성과 중위소득 이상 여성 간 결혼이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인가구 및 한부모 가구가 주요국대비 낮은 것도 가구 단위 소득불평등 완화에 한 몫했다. 주요국의 1인가구 및 한부모가구 비중은 각각 22.6%, 7.4%로 우리나라(1인가구 14.7%, 한부모가구 4.0%)보다 컸다.
다만 개인의 근로소득 불평등은 주요국 평균 이상이어서 앞으로 1인가구 증가 및 비혼주의 확산이 계속 진행될시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의실험 결과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주요국과 같아질 경우 우리나라의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96으로 기존보다 10%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향후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구조가 불평등 완화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줄이고 공적인 불평등 완화기제를 갖춰 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