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난방비 폭탄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 가뜩이나 물가상승으로 삶이 팍팍해진 데 더해 지난 한 해 38%나 오른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10평 오피스텔에서 생활 중인 필자 역시 난방비 상승을 온몸으로 체감 중이다. 다만 충격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1월 필자가 받은 도시가스요금 고지서에 적힌 금액은 16만5910원이었다. 작년 1월(13만860원)과 비교하면 3만5050원이 늘었고, 2021년 1월(14만1070원)과 비교하면 2만4840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사용량은 오히려 줄었다. 2021년 1월 사용량은 209㎥였고, 작년 1월엔 193㎥였는데 올해 1월 사용량은 177㎥로 감소한 것이다. 작년 1월과 단순 비교해보면 사용량은 8.3% 줄었는데 요금은 26.8%가 늘어난 셈이다.
난방비 급상승 소식에 고지서를 받기 전부터 각오는 단단히 하고 있었다. 혼자만 있다면 보일러 사용을 극단적으로 제한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반려동물을 두 마리나 키우고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고지서를 받아보니 예상보다 충격은 덜했다.
왜?라는 물음 끝에 찾아낸 답은 친환경 보일러였다. 재계약을 하면서 월세를 증액하는 대신 임대인이 기존의 보일러를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해줬던 것이다. 실제 사용량을 확인해보니 11월부터 전년대비 보일러 사용량이 모두 낮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친환경 보일러는 열효율이 92% 이상으로 노후 보일러보다 약 12% 높아 연료비 절감에 도움을 준다. 지난달 1월 도시가스 요금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1대당 연료비는 연간 최대 44만원 절약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한 해 환경부는 37만3000대의 친환경 보일러 교체를 지원, 1000억원 이상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친환경 보일러 교체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올해는 총 5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대 52만대 교체를 지원할 예정이다. 교체시 지원되는 보조금은 일반가구 10만원, 기초생활보장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저소득층 최대 60만원 등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등 보일러 제조·판매사의 특정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 해당 제조·판매사에서 저소득층 자부담액을 추가로 지원해 무상으로 교체도 가능하다. 보조금 신청은 가정용 보일러 인증 시스템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관할 시군구 환경부서에서도 가능하다. 혹은 보일러 제조·판매사에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올겨울 난방비를 최대 59만2000원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취약계층을 위한 난방비 지원액을 2배 확대한다고 발표한 이후 마련된 추가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