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와 코로나 19 등으로 인해 집에서 간편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나트륨 일일 섭취 권장량 이상 섭취 우려와 함께 밀키트 조리 관련 가이드 제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국내 밀키트 시장이 2019년 400억원에서 2024년 7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밀키트는 1인가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도 하다. 지난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 10명 중 4명은 "최근 한 달 이내 밀키트 먹은 경험 있다”고 답한 바 있는 만큼 1인가구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영양성분 표시가 없는 밀키트, 나트륨 과다 섭취 우려
10개 중 5개 제품, 나트륨 일일 기준치 넘어
밀키트는 다양한 구성, 맛,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나트륨·탄수화물·당류·지방·트랜스지방·포화지방·콜레스테롤·단백질 등 영양소 함량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의 경우 밀키트 한 제품당 1일 권장량 2000mg을 훌쩍 넘는 제품이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월 조리하지 않고 먹는 채소ㆍ쌈 등을 주재료로 하는 밀키트 16개 제품에 대한 안전실태조사에 따르면 밀키트 16개 제품 중 1개 제품만 자율적으로 영양성분을 표시하고 있었다.
기준치 이상 영양성분을 포함한 제품도 많기 때문에 영양성분을 표시해야 하지만 15개 제품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밀키트 제품 100개의 영양성분 분석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결과, 51개 제품이 1인분 나트륨 함량이 1일 기준치(2000mg)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개 제품 중 영양성분 표시한 밀키트 제품은 21개뿐이었다.
메뉴별로 밀키트 1인분 평균 나트륨 함량은 부대찌개 제품군과 짬뽕 제품군이 1일 기준치를 넘었으며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 불고기전골 제품군도 1일 기준치의 50% 이상 들어있어 나트륨 과다 섭취 위험이 있었다.
밀키트 1인분 나트륨 함량은 감바스 알아히요 제품군은 최대 2.9배(520.5mg,~1525.2mg), 부대찌개 제품군은 최대 2.9배(1541.9mg~4495.4mg), 불고기전골 제품군은 최대 4.0배(775.2mg,~3157.5mg), 짬뽕 제품군은 최대 6.1배(857.0mg,~5242.4mg)로 제품별 차이가 있었다.
“밀키트 영양성분 표기 어려움 해결부터”
밀키트 영양성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이달 21일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주관·주최로 '밀키트제품 영양·나트륨 성분 표시화 정책과제 국회 토론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토론회에서는 밀키트의 경우 공식품과 달리 자연산물이 주재료인데 수확시기와 재배환경, 사육환경 등에 따라 영양성분이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순차적으로 영양성분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밀키트제품의 영양성분 표시화를 위해선 정부가 영양성분 오차범위에 대한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상훈 프레시지 식품안전그룹장은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밀키트제품에 영양성분 표시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밀키트제품은 자연산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가공식품처럼 영양성분이 정확할 수 없다. 영양성분 표시화 도입을 위해선 정부가 오차범위의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심선희 CJ제일제당 Meal-Kit(밀키트)팀장은 “영양성분 표시화를 하면 기존 포장지의 폐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정부가 기존 포장지가 소진될 때까지 유예 기간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밀키트 제품 영양성분 표시화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도입 필요성과 더불어 업체들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공감하면서 영양성분 표시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재준 식약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장은 “밀키트제품의 영양표시 도입을 위해 자연산물의 영양성분이 변화하는 범위 등을 포함해 영양 표시 방안을 다각적인 방면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