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및 수도권 쏠림현상 심화로 지역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회발전특구’를 도입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타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가 전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8.8%에서 지난해 50.5%로 확대됐다. 이같은 쏠림현상은 특히 청년층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19~34세 청년 인구 중 수도권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1.7%에서 55.3%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5년 48.4%, 2010년 49.1%, 2015년 50.1%, 2020년 52.8% 등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GRDP는 일정기간 동안 정해진 경제구역 내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격의 합을 가리킨다.
이처럼 수도권과 지방 간 인구 및 경제의 불균형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제시돼 왔으나 큰 수확은 거둬들이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기회발전특구 도입의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기회발전특구는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여러 혜택을 부여해 지방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한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에 소득세·법인세·지방세 등 세제 감면 혜택과 규제 신속확인·실증특례·임시허가 등 3종 특례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시·도지사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기회발전특구로 지정 신청을 하면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산자부장관이 지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자체가 지정을 요구하는 기회발전특구에 지자체가 요청하는 규제 완화, 인프라 개선 등 혜택을 부여할 뿐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있어서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기회발전특구 도입의 의미와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은 점을 들어 강력한 인센티브 제공과 상향식 운영 방식이라는 점이 기존 특구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회발전특구 제도의 성공 여부는 개인과 기업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민간 부문의 적극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소득세, 법인세, 지방세, 상속·증여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세제 혜택 부여 방안 및 규제 완화 방안을 폭넓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또 “상향식 제도 운영 방식 특성상 지자체 재정력과 행정역량에 따라 제도의 추진 성과가 크게 차이 날 수 있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그 보완책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각 지자체는 기회발전특구로 역전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충남 보령시는 전국 에너지·신소재·IT융합 기업 200여 곳을 대상으로 기회발전특구 앵커기업 투자유치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문과 홍보물을 발송했다. 김동일 시장은 서한문에서 탄소중립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 국내최대 블루수소 플랜트, 공공주도 해상풍력 등 에너지 중심 미래 신산업을 소개했다.
경기도는 최근 본격적인 기회발전특구 지정에 앞서 해당 시·군과 첫 실무 회의를 진행했다. 경기도 내 인구감소지역 또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른 접경지역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 가능하다. 이에 포함되는 시·군은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양주시, 포천시, 동두천시, 연천군, 가평군 등 8곳이다.
경북도는 기회발전특구 추진단(TF)를 가동해 세제·재정 지원, 규제특례, 정주여건 개선 등 패키지 지원 체계를 만들어 기업의 대규모 지역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특구 시범사업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경북형 U시티 기회발전특구 조성에도 전력을 쏟기로 했다.
전남도는 ‘광양만권 이차전지 전략산업 육성 토론회’를 열고 이차전지 전략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 마련과 기회발전특구 지정 추진 등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 다수 포진한 광양만권은 ‘이차전지 소재부품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해 소재·부품 공급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