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 및 고령화, 수도권 쏠림현상 등으로 지방 소멸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위기의식을 느낀 지방자치단체들은 청년 유입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0원 아파트’ 등으로 불리는 저가 임대주택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격차는 7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거주 인구는 2601만4265명(50.69%)에 달하는 반면, 비수도권 인구는 2531만1064명(49.32%)였다.
지난 2019년 수도권이 비수도권 인구 수를 추월한 이후 격차는 빠른 속도로 벌어지는 모습이다. 수도권-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2019년 1737명에서 2021년 40만7757명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23년 70만3201명을 기록했다.
지방 소멸의 위기는 2024년 대학 입학 정시모집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올해 108개 지방대 중 ‘사실상 미달’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한 지방대는 52개(48.1%)로 절반에 달한다. 경쟁률이 3대 1 미만인 경우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지자체들은 청년 유입을 통해 인구 수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0원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지자체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남 화순군은 지난해 4~5월 전국 최초로 ‘1만원 임대주택사업’을 시행했다. 이는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월 1만원에 아파트를 임대하는 사업으로, 1차 모집에서 경쟁률 10대 1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얻었다. 이후 추가 모집을 통해 현재까지 총 100세대에 대한 지원을 완료했다.
화순군의 이같은 정책은 행안부 주관 ‘2023 지자체 우수혁신사례 국민 체감도 평가’에서 평가대상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 화순군의 인구는 이전까지 내리 감소세를 찍다가 21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등했다.
이에 화순군과 유사한 임대주택 사업을 시행하는 지자체는 점차 늘고 있다. 전남 나주시는 지난해 0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30세대에 아파트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70채를 늘려 더 많은 청년들을 유입시킬 방침이다.
전남도는 아예 도 차원에서 ‘전남형 만원주택’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에 화순군이나 나주시 등 기초지자체가 아파트를 임대해 청년들에게 재임대한 것과 달리 2035년까지 새 아파트를 1000채 지어 청년·신혼부부에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시도 올해부터 시내에 위치한 주택 71가구를 빌려 청년·신혼부부에게 재임대하기로 했다. 입주자들은 공공요금을 제외하면 1인당 월 5만원만 내고 2년간 거주할 수 있다.
거주할 주택과 함께 질 좋은 일자리도 함께 공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일자리 연계형 주택도 지역별로 늘어나는 추세다. 전북 익산시는 오는 12월까지 산업단지 내 행복주택을 완공할 예정이다. 청년·신혼부부·장기근속자 등에 입주자격을 부여하고 보증금 1500만~3100만원·월세 8만~17만원 수준으로 공급한다.
정부도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일자리연계 주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사업에 따라 경기 부천·강원 횡성·충북 영동·전남 고흥 등에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 570호가 들어설 예정이다. 임대료는 소득 수준에 따라 시세의 35~90% 수준으로 책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