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대중교통 요금이 잇달아 인상되는 가운데 이로 인해 생활비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통비 절약을 위해 정부와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인 지원정책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3개월 기준 대중교통 이용 경험이 있는 만 19~69세 서울·인천·경기 거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교통비 부담도 및 교통비 정책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3.9%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답했다.
서울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매우 많이 체감’ 32.3%, ‘어느 정도 체감’ 49.5% 등 몸으로 느껴진다는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평소 출퇴근·등하교 시 이동 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이 86.8%에 달하는 만큼 교통비 인상이 일상생활 전반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응답자 중 69.6%가 교통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특히 저연령층과 서울-인천·경기 통근·통학자를 중심으로 교통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회 100원 단위에 인상이지만 한 달로 보면 교통비 부담이 크게 느껴지는 만큼, 한 달치 교통비 지출 내역으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체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현재 인상된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에 대해선 대체로 비싸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었다. 그중에서도 주로 광역버스(비싼 편 70.5%)와 간선·지선버스(비싼 편 46.5%) 등의 요금 수준이 높게 평가됐다. 다만 지하철 요금은 아직까지 적정 수준이라는 의견이 50.1%로 주를 이뤘다.
앞으로도 대중교통 요금은 계속 인상될 것 같다는 전망은 91.0%에 달했다. 요금 인상 대신 거리 비례 요금제를 강화(60.0%)하거나 노인 무임승차 혜택을 줄이는(59.8%) 등의 현실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교통비 지원 정책에 대한 관심도는 큰 편이었다. 교통비 지원 정책에 대해 자세히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은 14.9%에 불과했지만 전반적인 관심(66.0%)은 높은 모습이었다. 85.2%의 응답자는 향후 교통비 지원 정책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올해 출시 예정인 정부의 ‘K-패스’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에 대해서는 K-패스에 대한 호감도가 58.2%로 기후동행카드(28.3%)보다 높았다. 대체로 전 지역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니즈가 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새롭게 시행될 교통비 지원 정책이 실제 큰 혜택이 될지 미지수(58.1%)라거나 스마트폰 앱 기반의 정책으로 소외 계층이 많을 것 같다(77.0%), ‘교통비 지원 정책은 예산 문제로 장기 시행이 어려울 것’(60.2%) 등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국민들의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당초 올해 7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K-패스의 적용 시기를 두 달 앞당겨 5월부터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최소 이용횟수도 월 21회에서 15회로 완화하고, 참여 지방자치단체도 현재 176개에서 189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