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Notion)이 최근 캘린더 앱을 새로 출시했다. 기존 노션에도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통해 캘린더를 불러올 수 있었는데 아예 기존 노션과 분리된 독립형 캘린더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현재 맥, 윈도우, iOS 등에서 이용 가능하며 안드로이드 앱은 조만간 출시 예정이다.
필자는 평소에도 개인 일정 관리에 노션을 즐겨 쓰고 있었기에 바로 윈도우용 노션 캘린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용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만큼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일단 노션 캘린더의 디자인부터 살펴봤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 그자체다. 가운데 달력 화면을 두고 왼쪽엔 미니 캘린더와 캘린더 연동 목록이, 오른쪽엔 이벤트 생성 및 확인이 가능한 탭이 위치해 있다. 좌측 탭은 접어서 달력 크기를 넓힐 수도 있다.
기존 노션에서 사용하던 스케줄러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니 별도의 과정 없이 바로 캘린더에 적용됐다. 다만 노션 데이터베이스 달력에서 유용하게 썼던 속성 표시 기능은 캘린더 앱에서 실행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기존 노션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정 종류에 따라 태그를 설정하고 태그별로 색상을 다르게 지정해 개인적인 일정인지, 업무일정인지 등을 구분했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캘린더 앱과 바로 연동하면 데이터베이스별로 색깔이 구분되기 때문에 하나의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 일정은 모두 같은 색으로 통일된다.
만약 노션 캘린더 내에서 업무일정과 개인일정을 구분해서 관리하고 싶다면 데이터베이스를 나누거나 구글 캘린더와 연동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구글 캘린더를 아예 이용한 적이 없다. 때문에 데이터베이스를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분리시켜 관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가 바로 철회했다. 꼭 필요하다고 느꼈던 ‘반복 일정’ 기능의 부재 때문이다.
캘린더 앱에서 날짜를 선택하면 우측에 이벤트 생성창이 나온다. 여기서 어느 캘린더와 연동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것까진 좋았다. 그런데 여기서 노션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사실상 이벤트 제목과 기간, 시간까지만 설정할 수 있다.
구글 캘린더와 연동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간·시간 설정은 물론이고 이벤트 반복을 설정할 수도 있다. 내 일정에 함께 할 참가자를 초대할 수도, 위치를 메모할 수도 있다. 일정과 관련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노션 문서나 외부링크를 첨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에 노션 캘린더 데이터베이스로 일정을 관리할 때의 장점이 사라졌는데 여타 캘린더 앱들이 가지고 있는 기능도 없네?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노션 데이터베이스와 구글 캘린더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이걸 사용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물론 재밌는 기능도 있었다. ‘스케줄링 스니펫’이라는 기능이다. 일·주 단위 화면에서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 내가 가능한 시간대를 선택해 상대방에게 전송하는 기능이다. 스니펫 링크를 생성해 상대방에게 링크를 공유하면, 상대방은 날짜와 시간을 확인 후 스케줄을 잡을 수 있다.
총평하자면 기존에 구글 캘린더와 노션을 모두 잘 쓰고 있는 사용자라면, 노션 캘린더 앱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필자와 같이 노션으로만 일정을 관리하고 있었던 이용자라면 기대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