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몽, 숨고, 클래스101... 재능마켓의 진출 영역이 점점 더 다변화되고 있다.
단순 지역 밀착 서비스 거래부터 기업을 상대로 한 B2B 외주에 이르기까지 재능마켓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근로자들의 활동 분야도 전보다 더욱 다양해졌다.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재능판매 관련 디지털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설치 건수도 지난 4년 간 8배 넘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본업 외에 추가적인 부업으로 부수입을 올리는 'N잡러' 역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인 62만 명을 돌파했으며, 2023년 기준 남성 취업자의 25.7%, 여성 취업자의 20.0%가 이러한 N잡러, 즉 비임금근로자로 분류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고,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 노동시장에서 N잡러들이 처한 현실은 날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에서 발표한 2023년 산재보험 복수가입자 합산 현황 표를 보면, 지난 10년 간 산재보험 복수가입자는 27만명 줄어든 대신 특고, 플랫폼 등 노무제공자의 산재보험 복수가입자가 39만명 가까이 크게 늘어 노동시장이 특수고용노동자(이하 특고)와 플랫폼 노동자 위주의 비임금노동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등장도 N잡러에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기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와 연구팀은 일찍이 관련 연구를 통해 "플랫폼 스타(오늘날의 인플루언서)를 제외한 대다수 일반인들은 AI와 일자리 경쟁을 벌이는 단순 노동자, 프레카리아트(Precariat, 이탈리아어 ‘불안정하다(Precario)’와 노동자를 뜻하는 영어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의 합성어로 영국의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이 처음으로 주창했다.)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 이후, 일본 프리랜서 라이터 업계에서도 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의뢰인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미국에서도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무기로 불공정 계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미국작가조합(Wrtiers Guild of America, WGA)이 148일여 간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꾸준히 계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으로 손꼽는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이다. 프리랜서 각각이 스스로를 브랜드화하면서 이러한 맥락을 자신들이 기존에 쌓은 커리어 내지는 경험과 연결짓는 작업이다.
'브랜딩'이라고 해서 시작부터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일상적으로 활용하던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활용한 SNS 마케팅 역시 당장 개인적 차원에서 시도하기 좋은 효과적인 자기 어필 수단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아무도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알아서 보호해주지 않는다'라는 데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