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과 해태 그리고 이순신 장군. 타투이스트 아비루가 그의 치카노 타투 작업에 사용한 한국적인 모티브들이다.
블랙엔그레이 타투에 속하는 치카노는 본디 검정색과 회색만을 사용해 미 남서서부의 문화를 표현하는 타투 분야이다. 하지만 아비루는 이러한 치카노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킨 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의 용은 발가락이 5개, 일본의 용은 발가락이 3개인 것을 알고 계신가요? 한국의 용은 발가락이 4개라고 합니다. 저도 용을 모티브로 사용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에요. 이런 세부 내용을 조사하며 작업하는게 저의 즐거움입니다. 제가 이런 전통문화나 역사에 관심이 많거든요“
전통적인 주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사전에 이런 세부적인 조사를 하고있다는 그는 “이런 작은 부분들이 모여 디테일이 살아있는 큰 작업물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작업을 준비하는 시간들이 모여 제 작업에 더욱 애정을 갖고, 성의를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가 처음부터 그의 치카노 타투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켰던것은 아니다. 그 역시 치카노 타투에 많이 사용되는 삐에로나 멋진 자동차, 성모마리아와 천사등을 주제로 다뤘었다.
“타투문화의 시작이 대중적이었다고는 볼 수 없을겁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타투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만해도 수요과 공급이 많이 늘어난것 같고요. 묘사를 하는 실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직업적인 정체성을 고민하던 와중에, 평소 관심을 가지던 사찰 문화나 단청문양등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또한 즐겨보던 문화재 다큐멘터리에서도 영감을 받아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서양의 문화인 치카노 타투에 동양의 문화를 접목시킨 그의 작업은 새롭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민의 흔적이 뭍어나는 그만의 스타일이 돋보인다.
지난해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한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새로운 세미나를 준비에 힘쓰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제가 했던 고민들을 후배들과 다른 타투이스트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테크닉이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 방법을 함께 찾아가고 고민해보는 시간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낸 타투이스트 아비루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