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광고요금제 도입·KBO 중계로 실적개선 기대
라프텔·쿠팡플레이, 특화 콘텐츠로 마니아층 사로잡아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가 지난해까지 이어진 적자행진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해 영업손실의 규모는 1419억7163만원으로, 전년(1191억5097만원)대비 200억원 이상 늘었다. 웨이브의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188억2046만원에서 803억7252만원으로 다소 개선됐으나 자본총계는 적자로 돌아섰다.
왓챠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대비 60.3% 감소한 221억원을 기록했다. 토종 OTT 3인방의 적자 규모가 총 240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매출 8232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에 토종 OTT는 실적 개선에 돌입했다.
티빙은 국내 OTT 중 처음으로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는 한편, 국내 프로야구 KBO 리그 중계도 시작했다. 처음 프로야구 중계를 시작했을 때는 중계의 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이후 이용자 수가 확연히 늘어나면서 성공적인 투자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프로야구가 가을까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를 락인(Lock-in)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티빙은 내달부터 프로야구 무료 시청 이벤트를 종료할 예정이어서 유료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브 역시 내부적으로 광고요금제 도입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12월 인수한 미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COWA)+’를 통해 미주 지역뿐 아니라 유럽·오세아니아 39개국으로 콘텐츠 공급 지역을 확장 중에 있다.
왓챠는 지난해 자회사 ‘블렌딩’을 매각하고 직원 수를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적자 폭 줄이기에 성공했다. 다만 2020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를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다. 왓챠는 올해 전략적 투자 유치 및 프로모션 확대 등을 통한 매출 증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토종 OTT 3사가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동안 라프텔과 쿠팡플레이는 ‘특화 콘텐츠’로 시장에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라프텔은 국내 OTT 중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라프텔의 매출액은 297억원, 당기손익은 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연간 매출 250억원을 달성하고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2년째 흑자를 유지한 것이다.
라프텔은 애니메이션 전문 OTT로 일본에서 출시된 신작 애니메이션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일정기간 독점 방영하고, 다른 OTT에서 다루지 않는 오래된 작품까지 보유하고 있다.
판권이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 적극 공지하고 ‘소장 구매’ 기능을 통해 시청을 가능하게 지원하는 점도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주 이용층의 니즈를 파악한 서비스를 제공해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것이다.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도 매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쿠팡플레이는 다른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는 동안 스포츠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 2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독점 생중계 영향으로 일간활성사용자수(DAU)가 194만명까지 치솟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