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무료배달 출혈·고객 락인 위한 ‘배민클럽’ 출시 예고
‘배민클럽’ 구독자 혜택 한계 명확…경쟁력 ‘미지수’ 우려
배달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13년 만에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 출시를 예고했다. 배민클럽이 출시되면 쿠팡이츠의 ‘쿠팡와우’, 요기요의 ‘요기패스X’에 이어 배달앱 3사가 모두 무료배달을 위한 구독제를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올 초부터 이어진 무료배달 경쟁이 구독 멤버십 경쟁으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배달앱 간 할인경쟁 심화로 침체됐던 시장 분위기가 이용자 수 증가 등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구독 멤버십 경쟁은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킬지 귀추가 모아진다.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 4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3408만9912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했다.
지난해 배달앱 이용자 수는 줄곧 감소했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외식이 늘고 고물가에 따른 배달팁 상승도 이용자 이탈을 부추겼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반등에 성공, 올해는 5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다만 업체별로 상황은 다소 다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늘어난 반면, 요기요는 크게 줄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말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주문할 때마다 5~10%를 할인해주는 ‘와우할인’을 운영하며 지난해 12월 MAU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론칭하며 올해 3월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쿠팡이츠의 MAU는 684만1848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08.7%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이달 MAU가 700만명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요기요의 지난달 MAU는 전년동기대비 25.7% 줄어든 550만5809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쿠팡이츠에게 2위 자리를 내준 요기요는 지난달에도 3위 자리에 머물렀다. 배민과 쿠팡이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민의 지난달 MAU는 2174만2255명으로 전년대비 0.5% 감소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배민은 최근 자사 앱에 유료 구독 멤버십인 ‘배민클럽’을 시행한다는 광고를 노출했다. 서비스 시행일자와 혜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알뜰배달 무료배달과 한집배달 할인혜택에 더해 B마트 배송할인 등의 혜택이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배민은 쿠팡이츠가 묶음배달 무료화 혜택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알뜰배달(묶음배달) 주문시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한집배달 배달팁 할인을 내세웠다.
문제는 무료배달 경쟁이 지속될수록 배민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직접 운영 배달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며 무료 배달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했지만 배민은 위탁운영 배달을 포함한 전체 배달거수에 대해 무료배달을 지원하고 있어 비용지출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이번 구독제 도입에 대해 무료배달 지원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배민클럽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쿠팡 와우멤버십의 경우 쿠팡 로켓·무료배송부터 쿠팡이츠 무료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데 반해 배민은 제공할 수 있는 혜택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요기요의 요기패스X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요기요는 당초 요기패스X의 구독료를 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내렸다. 구독비 인하 후 가입자 수는 론칭 때와 비교해 2배로 늘었지만, 점유율 경쟁에서는 여전히 밀렸다. 이에 지난달부터 한시적으로 구독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