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벅스와 협업한 발렌타인 데이 한정판 굿즈 품절대란, 오픈런 ... 인기
국내 크리에이터들도 슬슬 텀꾸 탑승, 텀블러 꾸미기 트렌드로 급상승한 요인은?
미국에서 깔끔한 디자인에 높은 내구성을 가진 보냉병 브랜드 스탠리(Stanley)의 텀블러를 꾸미는 소위 ‘텀꾸’가 잘파(Z세대+알파세대)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유행이다.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였던 스탠리가 1020 여성층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이 ‘텀꾸’ 유행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 스타벅스가 선보인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해 스탠리와 콜라보해 한정판 굿즈는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텀블러를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밤새 캠핑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오픈런을 불사했다. 한화로 약 6만 5천 원에 출시된 해당 제품은 미국 경매 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약 65~79만 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10배 이상의 가격에 중고 시장에서 팔리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국내 크리에이터들도 텀꾸 트렌드 탑승…
올해 1월 기준, 패션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 내에서 최근 30일(12/16~1/4)간 '스탠리'와 '스탠리 텀블러'의 검색량이 직전 30일(11/16~12/15) 대비 각각 155%, 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탠리 전체 브랜드의 거래액도 150% 급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도 최근 3개월 '텀블러 꾸미기'를 검색하자 최근일수록 키워드 검색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국 스탠리 꾸미기, ‘텀꾸’의 인기는 이제 국내에도 퍼지는 모양새다.
각종 플랫폼 및 SNS에 ‘스탠리 텀블러’를 검색하면 이미 다채로운 빨대 및 키링 등으로 개성 있게 꾸민 텀블러들이 뜨고, 유튜브에는 텀블러를 꾸미는 영상과 방법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이 텀블러를 꾸미지만 목적은 상이 … 편의성 증대 vs 패션템
각 크리에이터들은 사용 목적과 취향에 따라 텀블러를 꾸미는 액세서리를 바꿔가며 텀블러를 커스텀했다.
국내 테크 유튜브 크리에이터 고나고는 사용 장소와 목적에 따라 다른 액세서리를 곁들여 텀꾸를 시도한다. 파우치처럼 주머니가 달린 텀블러 액세서리 ‘캐리백’을 활용해 크로스 끈이나 핸드 스트랩을 달거나 파우치에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을 넣어 수납과 휴대성 및 실용성을 확보하는가 하면, 텀블러에 끼워 이동 중에 음료와 간식을 동시에 먹기 편하게 하는 ‘스낵 볼’ 액세서리를 활용해 차 내부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패션에 치중해 취향을 반영해 텀블러를 꾸미는 이들도 있다. 국내 일상 유튜버 빈이 bini는 파스텔톤을 선호하는 그녀의 개인적인 취향에 맞춰 텀블러 액세서리를 구입해 꾸몄다. 빨대에 미니 텀블러 형태나 하트 모양의 마개를 활용해 귀여움을 더했으며, 캐리백 역시 연핑크 색으로 맞추어 사랑스러운 톤을 맞췄다.
젊은 층, 텀블러까지 꾸미게 된 이유는?
별걸 다 꾸미는 MZ세대. 그들의 별다꾸 목록에는 폴라로이드, 신발, 가방, 휴대폰 케이스까지 별걸 다 꾸미는 ‘별다꾸’ 목록에 텀블러가 추가되었다. MZ가 텀블러 꾸미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텀블러 사용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텀블러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18년 81억 1,000만 달러였던 텀블러와 개인 컵 시장은 2025년 106억 달러의 규모로 커진 바 있다. 텀블러 및 개인 컵 수요 증가의 원인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일회용 컵 사용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상 개인 컵 증가가 늘고 있어서다.
또한, 대량 생산되는 천편일률적인 기성품으로는 찾지 못하는 ‘개성’을 'O꾸' 트렌드를 통해 커스텀 아이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드러낼 수 있다는 점도 젊은 층 사이 텀꾸가 인기를 얻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이나 콘텐츠에 언급되는 제품을 그대로 구매하는 디토(Ditto,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나도’라는 뜻) 소비도 한몫했다고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런 ‘텀블러 꾸미기’ 열풍을 두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때문에 환경 보호에 도움을 주는 건 맞지만, 정작 텀블러 자체를 소유하고 액세서리 구매에 과하게 몰두한 텀블러 사용은 ‘환경 보호’라는 기존 텀블러 사용 목적과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